[나의 첫 번째 스승] ep.14 마지막 교육 모임
두 달여만에 참석하게 된 교육 모임
1월은 새로운 직장 생활 적응, 2월은 졸업식으로 대학 생활을 마무리하는 등 그렇게 2016년 초반부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교육 모임에 대한 생각은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2016년 1월 31일, 그날을 마지막으로 내 금융교육 기록은 제자리에 멈춰 있었다.
사실 2월, 3월 그 시기에 왜 교육 모임이 열리지 않았는지에 대한 기억은 남아 있지 않다. 지금 이 글을 쓰는 것도 내가 금융교육에 참석했던 기록지를 기준으로 기억을 되짚어가며 쓰고 있기 때문에 세세한 기억까지 구현해내지는 못하고 있다.
어찌 되었건 그렇게 2월, 3월을 보내고 있던 가운데 교육 모임 공지를 보게 되었다. 날짜는 2016년 4월 10일 일요일. 딱히 망설일 이유도 없었고 해서 바로 교육 모임 신청을 하였다.
이전 모임들과는 다른 분위기
그날의 교육 모임은 이전에 참석했던 교육 모임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우선 교육 모임이 열리는 장소가 그동안 모임을 진행했던 투자회사 사옥이 아니었다. 누가 봐도 장소를 빌려서 교육 모임을 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겠다 싶었다.
내 기억에 얼핏 남아있기로는 복지회관이었던 것 같았다. 근처에 어느 전철역이 있었는지도 이젠 기억에 남아있지 않다. 늘 이동할 때마다 전철을 타고 다니기 때문에 전철역으로 장소를 기억하곤 했었는데 왜 기억에서 사라졌는지 알 수 없다.
대신, 그날 참석했던 교육 모임의 분위기는 내 기억 속에 어렴풋이 남아 있다. 그동안 교육 모임 때마다 북적였던 그 분위기가 아니었다. 그날 참석한 인원은 기억에서 대충 세어봐도 3명. 심지어 그 인원도 스승님 포함이었다. 한 순간에 확 빠져버린 교육 모임 인원은 어느 누가 보아도 무슨 일이 있었거나 아니면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을 짐작하게 하였다.
마지막으로 본 스승님의 모습
교육 모임은 조촐하게 진행되었다. 애초에 참석한 인원도 나와 다른 한 명이 끝이었고 스승님과 함께 3명이서 보드게임을 같이 했다. 사옥에서 뵀을 때의 캐주얼한 차림이 아닌 양복을 입고 오신 스승님은 여느 교육 모임 때처럼 즐거운 분위기를 이끌어 내며 보드게임을 진행하셨다.
그러나 그런 스승님을 보는 내 눈에는 어딘지 모르게 힘든 기색이 엿보였다. 그냥 그때 남아있는 내 기억 속에는 그랬다는 뜻이다. 정말 힘든 일이 있으셨는지는 여쭤보지 못했다. 원래 내 성격이 먼저 살갑게 말을 걸고 물어보는 성격이 아니었어서 말을 꺼내지는 못했다.
화장실에서 잠시 스승님과 마주쳤는데 스승님이 당분간은 교육 모임을 열기가 힘들 거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스승님이 그동안 뭔가 일이 있으셨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내가 어렴풋이 감지한 그 느낌이 맞았다는 것도 알았다. 즐거운 분위기를 이끌어 내려는 스승님의 모습에 숨겨진 힘든 기색 말이다.
교육 모임이 끝나고 복지회관 문을 나서며 이제 어디에 가서 교육 모임을 들어야 하나 생각이 많아졌다. 스승님이 다시 열어주길 기다려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그때에도 나는 이 날 스승님이 장소를 빌려서 한 교육 모임이 마지막 교육 모임이었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