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의외의 일본
왜 일본 집 안은 바깥보다 더 추울까?
by
소류
Nov 10. 2024
11월, 방안의 아침 온도 9도 ㅜㅜ
일어나서 밥 해야 하는데 코끝부터 냉기가 느껴진다. 이불 밖은 지옥이다.
간신히 몸을 일으켜 이불밖으로 나와 슬리퍼를 신고 추위에 허리도 펴지 못한 채 총총걸음으로 거실로 향한다.
모직망토를 걸치고 가스난로를 켜고 1
0분쯤 지나니 15도 정도 올라간다.
일본집은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다」라는 게 통상적이다.
겨울에는 난방기구와 더불어 가습기를 틀어놓고
두꺼운 옷을 입고 코타츠에 앉아있는 장면을
티브이에서 봤는데 그것이 결코 연출이 아니었음을 일본에 와서야 알게 되었다.
여담이지만 내가 써본 난방기구 중에 가장 가성비 좋은 게 가스히터였다.
집안이 바깥보다 더 춥다는 게 말이 되나.
집이 추워서 외출할 때 파카 입고 나갔더니 따뜻하더라는 말을 일본살면서 종종 듣는다.
나 역시 집이 추워서 바깥에 잠시 외출하고 돌아온 적도 있을 정도다.
(무슨 에어컨이 고장나서 마트 가는 것 마냥.....)
돼지 삼 형제의 지푸라기집도 이것보다 따시겠다.
그럼 도대체 일본은 집을 왜 이따위로 지어놨을까.
그건 누구나 예상한대로,
단열, 난방 시스템
의 문제다.
벽이나 바닥이나 천장의 단열성이
낮을
없을 뿐만 아니라 건물은 미새한 틈새가 많아서 외부의 냉기나 열기가 그대로 들어온다.
벽은 있는데 벽이 없는 느낌....??(뭔소리...ㅜㅜ)
일본집들은 애초에
습하고 더운 여름에 맞춰 통풍이 잘 되도록 설계
되었기 때문에, 거꾸로 말하면 추위에는 약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겨울에는 내부의 열이 쉽게 빠져나가고, 외부의 찬 공기가 들어오는 구조다.
(그렇지 않으면 여름에 생기는 곰팡이 어쩔 ㅠ)
그리고 지진이 빈번하기 때문에 지진에 견딜 수 있는 설계로 내구성을 강화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단열 조치가 미흡하게 된 거다.
(내구성에 단열에 다 갖추려면 월세가..얼마야...ㅠㅠ)
또한 개별난방이 보편적이라는 것과 이중유리창문이 아니라는 거다. 창문은 테이블유리보다 얇고, 벽을 만져보면 냉기로 가득하고, 어딘지 모를 수많은 틈새로 찬 바람이 송송 스며든다.
물론 이 사실을 일본인들 역시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일본도 이중 유리창, 단열재, 고성능 창문을 의무화하면서 단열 기준을 강화하고, 중앙난방을 도입하며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제로 에너지 하우스(ZEH)를 보급하는 등 점차 개선하고 있다.
(와..그럼....월세가..얼마나 되야...ㅠㅠ)
일본에서 여러 곳에서 살아봤지만,
3층목조집은 아침에 일어나는 게 곤욕이었고,
리노베이션 한 집은 창문이 많아서 통풍도 잘되고 밝았지만 반대로 역시나 추웠다.
2층짜리 아파트(다세대 주택)에서 살았을 때는 옆집 할머니 코푸는 소리도 들렸다.
마지막으로 산 곳은 분양맨션이였는데, 자재가 좋아서 그런지 통풍도 잘되게 설계되었고, 단열도 어느정도는 되어 그런지 가스히터를 쓴 적은 없었고 에어컨 난방을 간혹 트는 정도였다.
한국 역시 모든 집이 겨울에도 반팔을 입을 정도로 따듯한 건 아니더라.
일본집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외풍이 심한 집도 많다.
그래서 한국도 난방텐트라는 게 있지 않는가?
써보라고 추천받았을 때 "텐트를 왜 집안에
설치하지?"싶었는데 써보니 정말 반할 정도였다.
쾌적하고 안락하고...
중요한건 일단 코끝은 안 시리니까.
춥고 우울한 겨울이 다가온다.
모두들 난방 잘 되어있는 쾌적한 겨울을 건강하게 보내길 바래본다.
keyword
일본
추위
난방
91
댓글
6
댓글
6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소류
직업
일러스트레이터
책 읽는것과 글 쓰는걸 좋아하고 그림도 재법 그린다. 냉담/냉소, 카타르시스적인 팩폭, 색다른 관점과 남다른 시선을 가지고 있다. 단편소설과 에세이를 출간했다.
구독자
103
제안하기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일본은행]신권교환도 수수료가 붙는다구요?
[일본공중화장실] 유럽과 비교되는 하이테크 시스템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