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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이(Bärlauch), Made Swiss 명이나물

삼겹살과 찰떡궁합, 명이나물 장아찌! 1년에 한 번만 해야 할 이유

by 소류

삼겹살과 찰떡궁합인 명이나물.

명이는 ‘산마늘’이라고도 부르며, 은은하게 마늘 향이 퍼져 장아찌로 만들어 먹으면 삼겹살과 정말 잘 어울려요.


이 명이는 한국에서는 울릉도가 주요 산지이고, 다른 지역에서는 자라기 어려운 환경이더라고요.

하지만 스위스에서는 지천에 널려 있답니다.


날이 좋았던 3월 둘째 주 일요일, 남편과 함께 뒷산 숲에 명이를 따러 갔어요.

3월이 가장 절정이고 그 이후로는 잎이 질겨지고 꽃이 피면 못먹어요.


명이는 독일어로 ‘베어라우흐(Bärlauch)’라고 합니다.

여기 사람들은 명이를 페스토로 만들어 파스타 소스로 먹거나, 빵에 곁들여 먹는 등 다양하게 활용해요.

안 좋아하는 사람은 (저희 남편처럼) 본 적도 없다고 하더라고요.

머핀만들거나 페스토로 활용
Screenshot 2025-03-23 at 9.25.57.png 파스타에 넣어서 먹기도 해요.


그런데 숲을 뒤지다가 남편이 "앗, 이거 아니야?" 하고 바로 알아보더라고요.

수많은 비슷한 풀들 중에서 어떻게 구별할까요?


사진을 보시면, 첫 번째가 명이입니다.

가운데와 오른쪽은 독초예요.

상당히 비슷하게 생겼는데, 지금 보니 제가 가운데 있는 풀을 뜯은 건 아닌가 괜히 걱정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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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에 널려 있긴 했지만, 이게 정말 맞는지에 대한 의문은 집에 와서 장아찌까지 다 담고 나서야 들었어요.

딸 때만 해도 마늘 냄새가 완전히 퍼져서 100% 확신했기에 의심의 여지는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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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조금 이른 시기 같기도 해서 다다음 주쯤에 다시 와볼 생각입니다.



집에 와서 먼저 명이 잎을 하나하나 정성스레 씻은 후, 간장 소스를 만들었어요.

간장소스는 물, 간장, 설탕 등을 잘 배합해서 넣으면 되는데

저는 마늘+양파+올리브+말린조개+대추+말린고추등 이것저것 많이 넣었어요.

맛을 보니 아주 기가막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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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법 많이 따왔는데 못생긴 거, 쪼맨한 거, 찢어진 거는 골라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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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 소스는 1시간 정도 끓인 뒤 식혀두고, 그 사이에 명이 잎 하나하나의 물기를 털어내어 락앤락에 가지런히 담았죠.

3층 정도 차곡차곡 쌓고 간장 소스를 붓고, 또 쌓고 다시 간장 소스를 붓고...

명이잎이 코팅이 되어있는지 소스가 스스륵 미끄러져 내려가요.


이 과정을 몇 번이나 반복하다 보니 손가락에 주부습진이 올 것 같더라고요.

손이 너무 많이 가는 작업이라, 귀찮고 지쳐서 작고 못생긴 명이들은 2차로 골라내서 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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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담근 후 3일 뒤에 간장 소스만 덜어내서 다시 끓여 식힌 후 한 번 더 부어줍니다.


정말 손과 시간이 많이 들어서 1년에 딱 한 번만 만들어야겠더라고요.

거의 김장 수준입니다.

그래도 1년내내 먹을수 있기에 기대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뚜껑을 덮을 때 위에서 꾹 눌러줘야 간장 소스가 잘 스며드는데, 저는 이렇게 눌러서 뚜껑을 덮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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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정도 두면 먹을 수 있겠죠?

개봉하는 날엔 마트에 가서 삼겹살 대자를 사 올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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