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한국인 없는 소도시 찾으시나요?

관광지에서 비켜나는 방법

by 소류

“한국인이 없는 일본 소도시 추천해 주세요.”

SNS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보이는 문구다.
그리고 그 말 뒤에는 거의 늘 같은 조건이 따라온다.

일본어 못해요.

멀리 가기는 무서워요.

한국인 너무 많은 곳은 싫어요.

그런데 해외 느낌은 나야 해요.


이런 사람들이 정말 많다. 대략 천만 명쯤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여기엔 모순이 있다.
파워블로거나 인플루언서가 어떤 소도시를 “한국인 없는 곳”이라고 추천하는 순간, 그곳은 곧 한국인으로 북적이게 된다.


그럼 소도시를 찾는 의미가 있을까?.....


게다가 일본어를 못하는데 소도시에 가면 여행이 즐거울까?

단지 한국인을 피하고 싶어서 “소도시”를 택하는 순간 여행 난이도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사실 우리가 원하는 건 “한국인 없는 곳”이지 “여행 난이도 상승”은 아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소도시를 찾지 말고, 대도시의 변두리를 찾으라고.

우리가 이미 아는 도시들—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같은 곳에 가도 된다.

일단 대도시가 교통이나 숙소등 인프라가 잘 되어 있고 외국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다만 조건이 하나 있다.

관광지’에 가는 것이다.

도쿄의 시부야, 아사쿠사에 안 가면 되고,
오사카의 난바, 유니버셜에 안 가면 된다.
후쿠오카도 텐진에 안 가면 된다.


“아하! 그럼 후쿠오카가서 벳부나 다자이후 가라는 거죠?”

"노우!"
내가 말하는 건 시내에서 멀리 빠지는 외곽이 아니다.
바로 **‘시내 안의 변두리’**를 가라는 말이다.


예를 들어 후쿠오카의 하카타에서 텐진은 이미 한국인/중국인으로 가득차다 못해 넘쳐난다.
유명 식당은 웨이팅이 1~2시간인 날도 흔하다.

커플이나 혼자면 “기다리면 되지”가 가능하다.

100분 기다려서 먹은 라면이, 카츠동이 100분 웨이팅의 값을 할것 같냐?

이거 100분 기다려서 먹었다고 SNS에서 올리는게 목적인가?

하지만 아이 동반 가족여행, 부모님 모시는 효도여행은?
식당 찾아 삼만리 하다가 지치고, 하루가 무너진다.

현지인이 과연 100미터씩 줄 서 가면서 이치란 라멘집에 갈 것 같나?

한복판에서 “유명 맛집”을 찾지 말고, 역에서 조금 떨어진 곳의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동네 사람들이 가는 식당에 가도 충분하다.

현지감을 느끼고 싶다면 평범한 동네의 평범한 아침에서 느끼면 된다.
날이 좋으면 도시락집에서 하나 사서 공원에서 먹는것도 좋다.


도쿄도 마찬가지다.
신주쿠·시부야·아사쿠사를 포기하면, 여행이 조용해진다.

예를 들어 신주쿠에서 3km 정도 떨어진 나카노사카우에(中野坂上) 같은 곳만 가도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인프라는 그럭저럭 잘 되어 있고, 동네 맛집도 있고, 작은 이자카야도 곳곳에 있다.

퇴근한 회사원들이 조용히 술 마시는 장면이 동네에 자연스럽게 깔려 있다.


여행이란 결국 “어디를 보느냐”보다 “어떤 장면을 만나느냐”에 가깝다.
유명한 곳에서 SNS에 올라오는 똑같은 사진을 찍는 대신,
퇴근한 사람들이 스치고 지나가는 생활권의 풍경을 우연히 마주치는 것—그게 도시의 진짜 얼굴이다.

그래서 소도시를 발굴할 필요가 없다.
대도시 안에서 관광지만 살짝 비켜나면 된다.


“관광지에서 비켜나는 방법”은 오래 간다.

그게 진짜, 일본어 못해도 되고, 여행 난이도는 낮추고, 한국인은 덜 마주치는 “현지인처럼 보이는 여행”의 가장 쉬운 해답이다.


Screenshot 2026-01-04 at 5.09.46.png 나카노사카우에의 어느 이자카야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일본에서 자전거를 타며 알게 된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