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가 없네
몇 년 전에 '캐나다는 후진국인가 선진국인가'라는 제목의 글이 20만 뷰를 받았었다. 댓글도 최다일 만큼 캐나다에 대한 관심과 이민 정착지로의 선호도가 나름 괜찮았던 때가 있었다.
글 내용이야 별거 없이 나라를 바꿔서 사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잡다한 이야기였다.
특히 성질 급한 한국 사람들이 제일 기겁을 할 의료 실태와 느려빠진 burocratic에 대한 절망 같은 에피소드. 그래도 깨끗한 환경과 푸른 자연(겨울에도 파란 양잔디)과 영양이 좋은 토양에서 쭉쭉 뻗은 수목들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맑은 공기 자랑.
도를 넘어 사람을 절망케 하는 지나친 경쟁과 물욕이 없는 정직한 사회에 대한 부심을 섞어 쓴 글이었다.
또한 세계적으로 볼 때에도 별 이슈 없이 크게 불평등이나 부정직을 못 느끼는 아시아 이민자의 관점에서 쓴 글이었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그러나 국제적인 회의에서 뒤로 처지지 않고 그래도 대우받으며 선진국 대열에서 뭔가 하고 있는 나라, 중립적이며 호 불호가 크게 부각되지 않는 나라, 캐나다!!!
그러나 2025년 한 해 동안 오래 묵은땅이
기경 되듯 세상의 지각 변동이 있다 못해 지축이 흔들릴 정도가 되었다.
새색시처럼 조신하게, 북극곰처럼 진중하게 엎드려 있던 캐나다가 격랑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려 들어갈 조짐이 보인다.
하루 앞일을 예측할 수 없게 쏟아져 나오는 이슈들로 인해 유튜버들만 바빠지고 있다. 제목 한 개에 백인백색이라고 수십만 개의 썸네일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캐나다도 이제 외교나 경제를 얼마나 능숙하게 다룰지가 판가름되는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개인도 과묵한 사람을 보면 묵직하고 생각이 깊어 보이다가도 말 한마디 하면 명언이 아니라 급 깨는 소리를 해서 실망하는 경우 처럼 캐나다도 속 빈 강정이 아니기만을 빌어본다.
나라가 국민 걱정을 해야지 국민이 나라 걱정을 하고 있으니. 하여튼 수많은 이민자들로 생긴 나라에서 일구어낸 삶의 터전인 이 땅에 사는 모든 이들의 안녕과 질서가 훼손되지 않기를 다시 한번 빌어본다.
아울러 평온한 지구 행성도.
음지가 양지되고 양지가 음지 되는 기묘한 세상살이에서 앞으로 다가 올 미래가 안갯속같이 혼미할 뿐이다.
봄에 한국 가려는 티켓을 샀는데 그야말로 내일 일도 모르는데 비행기가 떠야 가겠지.
몇 달 전만 해도 이스트 인디언(인도인. 원주민은 그냥 인디언)을 너무 많이 받아들여서 캐나다가 '뉴 인디아'라는 우스개 말로 조롱거리가 됐었는데 이젠 그런 건 정말 장난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줄 어떤 엄청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 몰라서 더 우울하다.
해 짧은 캐나다의 겨울로 인해 생긴 우울감이 우울증으로 자리 잡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