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에 주제곡을 입혀본다면?
첫 번째 퇴사는 작년에 이뤄졌다.
사회 초년생이었던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모른채 적당한 조건에 적당한 수준의 회사에 지원했고,
'저는 무조건 다 해낼 수 있습니다!'라는 자신감을 안고 온몸으로 부딪혔었다.
일도 힘들었지만, 사람도 힘들었다. 3개월 남짓한 시간을 끝으로 결국 포기를 해버렸다.
그러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을 꼽자면 카톡 배경 음악을 바꾼 것이다.
'안녕'이라는 곡을 배경 음악으로 설정했었는데, '외로운 날들이여 이제는 안녕, 내 마음 속에 아픔들도 이제는 안녕'이라는 가사가 기억에 남는다. 또 '햇살 가득한 날들이여 안녕, 긴 잠에서 날 깨워준 아침이여 안녕'이라는 희망찬 가사가 덧붙여진다. 때론 끝이 되기도 하고 시작이 되기도 하는 '안녕'이라는 단어에 후련함과 설레임을 담았었다.
두 번째 퇴사는 조금 아쉽다. 미련이 남는다.
계약직으로 입사해, 1년 계약을 연장했지만 결국 기간을 못 채우고 떠나게 되었다.
더 나은 제안을 받고 이직을 결심하기까지 고민이 뒤따랐지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높은 곳으로 한걸음 올라서려는 결심을 내렸다.
퇴사를 말씀드리고 마지막 한달을 어영부영 지나보내는 중이다.
스트레스 없이, 행복하게 일했었던 곳이라 더 아쉬움이 남는다. 내가 잘할수 있는 일, 잘 해낼 수 있는 일, 성취감을 느끼는 일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걸 처음으로 깨닫게 해준 곳이다.
나의 성향은 어떠한지, 어떤 일이 적성에 맞는지, 무얼 하고 싶은지, 무얼 할때 가장 빛나는지. 그 모든 고민들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자연스럽게 해결하게 해준 곳이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조금은 더 당당히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는 자세를 가르쳐준 곳에, 그런 기회를 마련해준 것에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다.
퇴사라는 절차는 언제나 껄끄럽고 자연스럽지 못한 과정임을 깨닫는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배경 음악을 바꾸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번 퇴사의 주체는 회사가 아닌 나이기 때문이다. 어떠한 것에 불만을 품어서가 아닌, 오롯이 나 자신의 발전을 위해 퇴사를 결심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고픈 마음도, 담아둔 애로사항도 없이 그저 더 나은 나를 위해 새로운 시작을 여는 것이다.
1년을 지나 두 번째 퇴사. 다시 쓰는 퇴사 일기에 적은 말든은 너무나 많이 달라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