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취감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

by 날고싶은오리

3과제는 내가 제일 못하는 인조 네일 중 젤 원톤 스컬프쳐가 나왔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이겨낼 수 있는 만큼의 시련을 주신다고 하신 말이 떠올랐다. 종이폼지를 끼우는데 역시나 안 끼워진다. 초침 소리가 귓가에 째깍째깍 멈추지를 않는다. 마음은 조급해지고 손은 멀리 안드로메다로 떠나는 경험을 했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다. 4지 손톱에 투명젤을 올리고 가큐어링을 하는데 3지 손톱의 품지 아랫부분이 터져버렸다. 다시 붙인 생각도 못 하고 있는데 감독관이 달려와 시술하고 있는 내 옆에서 체크하고, 심지어 앉아서까지 폼지의 상태가 시술한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지를 체크하고 또 체크하고 간다.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이란 노래가 떠올랐다. 망했다!! 망했다!!! 를 연발 외쳤다. 그러면서도 보란 듯이 '난 전문가예요. 난 경험이 많은 시술자예요'라는 표정을 하며 미동 없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시술에 집중했다. 꼭 합격하고 말 테야!! 라는 마음속으로 외쳤다. 고도의 집중력이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생각보다 C컬이며 기포도 아주 조금 있었지만 연습할 때 보다 잘 나와 주었다.


대망의 4교시 10분이면 끝나는 시간 인조 네일 제거다. 마지막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르겠다.

자연 손톱과 주변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유의하시오. 수험자 주의사항에도 명시되어 있듯이 제일 중요한 부분이다. 손톱 밑 부분을 오렌지우드스틱을 이용하여 젤을 제거 중 힘 조절을 잘 못 해 손톱 아래 깊숙이 살을 찌르고 말았다. 아뿔싸!! 조금 있으니 '피'가 나기 시작했다. 나는 얼른 소독용 거즈를 꺼내 피나는 부분을 눌렸다. 피야 멈춰라 멈춰라. 이상한 점을 눈치첸 듯 감독관이 내 앞을 서 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손톱 주위를 닦아 주고 있으니 가버린다. 다시 거즈를 꺼내 피가 멈추기를 바라며 힘을 주어 세게 눌러 주었다. 다행히 피는 멈췄다. 마지막 시술 과제도 끝냈다. 그렇게 넘어지고, 다치며 고생과 실수를 해가며 산 정상에 오른 기분이다. 시험이 끝나 시원하다는 생각은 없고 과제마다 실수했던 것들이 떠오른다.



미완성 없이 완성하긴 했지만, 실수를 많이 해서 불합격할 가능성이 80%였다. 선생님께서도 1과제 때 발생한 실수가 너무 크다고 하셨다. 기대를 많이 했던 수강생이었는데 크게 실망한 눈치셨다. 동기들도 아쉬워하며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마음은 합격에 기울기도 했지만, 실수의 산이 너무 높아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기도 힘들 정도였다. 머리로는 불합격을 생각하고 마음은 합격했으면 했던 것 같다.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이 첫째 주는 합격과 불합격을 사이에 두고 경쟁 하듯 합격 천사는 다정한 말로 속삭이고, 불합격 악마는 실수를 더 크게 상기 시켜 주었다. 둘째 주부터는 조금씩 마음이 내려졌다. 합격이든 불합격이든 운명에 맡기기로 맘을 먹을 때도 한 번씩 합격의 영광을 꿈꾸고 있었다. 결과 발표 마지막 주에 아무 생각이 없었다. 대신 불합격한 점수가 터무니없이 낮게 나오지 않길 바랄 뿐이었다. 낮은 점수로 불합격을 받으면 나 스스로 창피했을 것이기에 불합격 점수라도 합격선에서 1~2점 차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주였다. 마음의 변화가 어느 때보다 오르락내리락 한 3주가 지나갔다.



드디어 합격 발표의 그 날이 왔다. 발표는 정각 9시였다.

"언니~언니!!"

"지금 딱 9시예요"

"얼른 들어가 봐요"

마음은 혼자 보고 싶었지만 " 39점만 아니면 돼"라고 말하며 사이트에 접속했다.

"합격"이라는 글자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눈을 의심했다. 손으로 눈을 비비고 또 비볐다.

"진아야~ 합격이라는데 내가 잘 못 본 거 아니지 "합격 맞아??"

"언니 합격이에요" 점수도 높아요. 축하해요. 축하해""

정말 합격인지를 재확인하고서야 믿어졌다. 선생님께서도 뭔가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처럼 좋아하셨다. 1과 제에 실수를 감독관이 보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지만 나는 모든 과제를 성실히 수행했고 완벽하게 끝내려고 노력했다. 최선을 다했기에 합격의 영광을 얻을 수 있었다고 믿고 싶다.



매년 계획을 세워 일을 진행하던 나는 올해엔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20년을 빠듯하게 살아온 여정에 '쉼'이라는 것을 나에게 선물해 주고 싶었기에 물 흐르듯 하고 싶은 일을 즉흥적으로 하게 되었다. 이번 네일 자격증 시험도 그랬다. 회사를 그만두고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들을 차례로 나열해 봤다 때마침 국민 내일 배움 카드라는 좋은 제도가 있어 경제적 여유가 없던 나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강좌였다.

살면서 나라에 대해 나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고, 좋다고 생각한적은 총기 소지 금지라는 나라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국민 내일 카드는 너무 좋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최대 500만 원의 교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으니 취업이 절실한 사람들에게 경제적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또 국민 취업 지원 제도를 활용한다면 월 50만 원씩 최대 300만 원의 혜택을 누릴 수 있거나 훈련 장려금의 혜택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소득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사막의 단비 같은 존재인 것 같다.




동기들의 축하를 받고 마지막 수업을 국가 기술 자격증 취득으로 마무리 지었다.

최선을 다해 노력한 결과가 좋은 결과로 이어 졌을 때 사람들은 자존감이 높아진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는 두렵거나 시작하기 무섭기도 한다. 하지만 시작을 했다면 무슨 일이든지 최선을 다해서 해 냈다면 좋은 결과는 따라올 것이다. 이번 시험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나는 배워보고 싶었던 목록에 있던 자격증을 하나 더 추가할 생각이다. 열심히 앞을 향해 나아가는 내가 되고 싶다.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로 남고 싶고, 아이들도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배워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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