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운다는 것

두려움과 맞서는 일

by 날고싶은오리

올해 몇 살이지 매년 새해가 되면 내 나이를 떠올리곤 한다. 그러곤 매년 그렇듯 새해 계획을 세운다.

잘 지켜지지도 않을 계획은 매년 세워 놓는 이유는 뭔가 더 좋은 발전적인 나를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경제적 여유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 같은 일을 반복적으로 하며 살았다.

여러 개인 사정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시간이 많아졌다. 그래서 올해는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더불어 혼자만의 시간이 늘어나 생각도 많아졌다. 마흔 살 이란 적지도 많지도 않은 나이에 또 다른 길을 택하기엔 늦었다는 생각도 들면서 하루하루 흘려보내는 시간이 아까워졌다. 그래 뭐라도 시작해 보자는 마음으로 검색을 했다. 국가에서 교육비를 지원해 주는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국민 내일 배움 카드라는 제도였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었다. 회사 다닐 때는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배우고 싶었던 네일 자격증 과정이 내 눈에 들어왔다. 그림을 취미로 하는 나에게 딱 적합한 자격증이라 생각이 들었다. HRD-NET이라는 사이트에 들어가 카드를 발급받고 강좌를 수강신청을 했다.


네일학원 첫 발을 내딪다


첫 수업 시간이 다가왔다. 배운다는 것에 설렘을 느껴 본 지도 오래되어 어떤 기분이었는지도 모르게 첫 수업 시간이 다가왔다. 성실한 사람이라 자부한 나는 아침 일찍 학원 갈 채비를 하고 가벼운 발 걸움으로 학원 앞에 들어섰다. 제일 먼저 도착했고, 강의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10개의 책상과 의자가 거리 두기 때문에 띄워져 있었다. 선생님께서 앉고 싶은 자리에 앉으라고 하신다. 세 번째 자리가 딱 좋아 보였다. 학교 다닐 때도 늘 그 자리였다. 선생님과 가깝지도 멀지 않은 딱 그만큼의 거리가 좋았다.


9시 수업 시작 시간이 되어 가니 하나둘씩 사람들이 강의실에 들어왔다. 낯설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한 잠깐의 시간이 흘렸다. 그러곤 하루 4시간의 수업이 끝났다. 재료 설명을 듣고 강의 전반의 고정을 설명하셨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자격증반이라는 것을 알고 신청했지만 지루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하루 이틀 수업을 듣다 보니 네일이라는 과정이 생각보다 어렵게 느껴졌다.

사실 네일케어 시술을 받으러 다닐 때는 그 일을 쉽게 생각했다. "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겠네"라는 생각이 많이 있었다. 네일 폴리시를 바르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네일 자격증 과정을 배우면서 네일이라는 일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일 재료 준비부터 소독하고 손톱에 네일 폴리시를 바르는 순간까지 기술이 많이 들이는 작업이었다. 네일케어부터 연장까지 배우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혼자와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쉽게 생각했던 일이 이토록 쉽지 않게 다가왔다. 내가 경험해 보지 않을 일은 모른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함부로 그 영역에 대해 판단하지 말아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동기들은 어느 정도 네일에 대해 많이 경험해 본 친구들이 많았다.

집에서 손톱 깎는 일만 한 나는 손톱 전체 풀 네일 바르는 일 조차 고르게 바르지 못했다.

비뚤배뚤 5살짜리 아이가 손톱에 매니큐어 바르듯 손톱에만 발라야 되는 네일 폴리시는 손톱 옆에 살까지 붉은 물을 들이기를 한 달은 한 듯하다. 배울수록 점점 더 어려움이 있었다. 매주 새로운 과제의 연속이었다. 안 되겠다 싶어 잡화 매장에서 제일 저렴한 네일 폴리시를 구입했다.

집에 와서 남편 손에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매일 밤 남편 손은 붉은빛이 마를 날이 없었다. 온 집안은 네일 폴리쉬의 강한 화학 냄새로 가득 찼다. 그렇게 풀 네일 연습을 매일 하니 어느 날 수업 시간에 선생님께서 실력이 많이 늘었다 칭찬해 주셨다. 이게 뭐라고 어릴 때 받아쓰기 100점 맞은 듯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았다. 그렇게 한 달이 흐르고 네일이라는 것이 손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산 넘어 산이라고 필기시험이 기다리고 있었다. 필기시험에 합격한 동기들이 많아질수록 마음은 더 무거워져 갔다.






* 국민 내일 배움 카드란 실업, 재직, 자영업 여부에 관계없이 카드를 발급하고 일정 금액의 훈련비를 지원함으로써 직업 능력 개발 훈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직업 능력 개발 훈련 이력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제도이다.


* 자격 – 지원 대상

국민 누구나 국민 내일 배움 카드 신청 가능하며 만 75세 미만까지 자격이 있다.


* 지원 제외 대상

공무원, 사립학교 교직원, 졸업예정자 이외 재학생, 연 매출 1억 5천만 원 이상의 자영업자, 월 임금 300만 원 이상의 대기업 근로자(45세 미만) 및 특수 형태 근로 종사자는 제외된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9조에 따른 생계급여 수급자

재학생 * 다만, 졸업까지 남은 수업연한이 2년 이내인 대학생 및 최종 학년 재학 중인 고등학생은 지원 가능, 부동산 임대 사업자의 경우 부동산 임대 공급가액이 연 4천8백만 원 이상인 사람 기타 직업훈련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