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더기와 조각보

by 달맞이

오래 품어 헤어지고

결국엔 뚫어져버린 마음 한구석을

알게 모르게 건네받은 자투리 천을 모아 메꿔봅니다


당장 아프고 헛헛해서

급하게 기워버린 탓인지

여기저기 누덕누덕 꼴이 말이 아닙니다


누더기 같은 모습이 부끄럽고 싫어서

고개를 돌리기만 하다가

문득 덧대어진 천들을 보니

가장 아플 때 건네받은 말 한마디였고

가장 힘들 때 말없이 내밀어준 따뜻한 손길이었습니다


그들에게는 자투리 마음이었을지 모르겠지만

다시 떼어내어 정성스럽게 모아

온기를 담아내는 조각보를 만들어 봅니다


구멍 뚫린 나의 마음은 그대로이지만

작게나마 남아있는 내 안의 온기를

은은하게 감싸 비추는 조각보 덕에

지금에 감사하고 앞으로를 살아가게 해 줍니다


이제부턴 자투리 천을 건네줄 수 있는

크고 넓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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