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삼청동 애정하는 카페에서
비 내리는 삼청동을 홀로 걷고 있었다. 햇빛은 비구름 아래에서 희미하게 번지고, 젖은 돌길 위로 빛이 얇은 결이 어른거렸다. 사람들이 흩어진 거리엔 낮의 적막함만 남아 혼자 걷는 나의 발걸음은 이미 제일 좋아하는 카페를 향하고 있었다. 나는 사람이 없는 카페를 찾아다닌다. 카페 주인장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이왕이면 나는 손님이 없는 카페를 즐긴다. 자주 들리는 삼청동 몇 군데 카페에는 마치 나의 전용 공간처럼 잠시 머물다 갈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카페 한 곳이 있다.
삼청동을 거닐다가 들리는 카페에서는 딱히 뭘 하지는 않는다. 책을 보지도 않고, 음악을 듣거나 노트북을 애써 들고 나와 펼치거나 하지 않는다. 모두가 짐이 될 뿐이다. 이미 이곳을 산책하려는 날에는 카메라 하나만 가방에 담고 돌아다닐 뿐이다. 더 이상 가방이 무거울 이유가 없는 곳이 내겐 삼청동이다. 마음도 육체도 편히 쉬어가는 곳이 되어 있는 곳이라, 나는 삼청동을 여전히 거닐고 있기 때문이다.
그냥 좋아하는 음료 한잔을 시켜놓고 잠시 앉아 창밖을 보거나 카페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는다. 이왕이면 개인적으로 인테리어가 취향 저격이 되는 곳을 골라 가는 편이지만, 제일 중요한 건 사람이 없는 공간을 찾는 습성이 있다는 것뿐이다. 쉬는 날까지 사람이 많은 곳에 머물기를 거부하기 시작한지는 오래되었다.이곳은 내가 가장 자주 애용하는 카페 공간이다. 언제 부턴가 들리기 시작한 카페는 건축가의 사무실처럼 느껴지는 곳이었다.
카페 안은 주인장 부부의 손길이 많이 타 있다는 게 느껴지는 곳었다.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 이런 작업실이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닦히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런 주인장 부부의 시선도 나에게는 좋은 곳이었다. 친절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나는 그것이 이곳을 방문한 사람에 대한 배려라고 느꼈다. 카페 겸 작업실처럼 사용하시는지 인테리어를 하시는 분들인지 잘 모르지만, 느껴지는 이곳의 현대적이고 예술적인 감각이 무언가를 만들거나, 창조하는 분들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신경 쓰지 않게 편안하게 쉬고 가라는 주인장의 배려. 자주 들린다는 것을 알면서도 애써 가면적인 인사를 하지 않는 곳이었다. 그래서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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