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으로 사람을 알아가는 일
책을 한 권 품에 안고 걷는다는 건, 아직 읽지 않은 세계를 가슴에 끌어안고 걷는 것과 같다. 어쩌면 비대면으로 한 사람을 알아가는 일이라는 생각이다. 쉬는 날이면 꼭 들리게 되는 서점에는 수많은 책들이 놓여있다.
유리문을 두드리며 들어간 서점은 오후의 온도가 약간 식어 있는 공간이었다. 수많은 책 사이를 스치듯 지나가며 사람들은 각자의 우주를 고르고 있었다. 나도 여기저기를 서성이며 책을 고르고 있었다. 결국 손에는 소설 한 권, 시집 한 권이 들렸다. 시를 좋아한다. 짧은 문장에 담기는 그들의 세계는 아름답기 때문이다. 살아오며 담아낸 경험이 축적된 언어들을 사랑한다.
나는 자기 계발서 혹은 유명한 분들의 자서전 같은 걸 읽지 않는다. 내가 그들이 될 수 없듯이, 그들의 삶은 그들 것이었다. 그 책에 지침대로 행동하고 자신을 살아가는 것은 너무 구리다는 생각이 짙었다. 누군가를 따라가는 삶에는 사실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이미 이루었고 그를 따라하며 나의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각자의 삶은 정해져 있고, 그들의 성공담이나 그들의 신화 같은 서사를 따라 걷고 싶지는 않다. 그들의 책을 읽고 성공했다면 축하일이지만. 남의 성공담과 업적을 기릴만한 팁들이 과연 전부일까 싶기도 하다.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을 노력하며 사는 것이 전부일 수 있는게 삶이라는 것 같다. 책 속에 내용을 삶에 인용한다는 것이라면 모두가 성공하고 행복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타인의 인생은 타인의 인생일 뿐이다. 전혀 눈이 안 가는 책들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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