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끝에서 다시 시작을 부르는 말
겨울 아침의 공기는 언제나 조금 느리다. 차가운 숨이 입술 끝에서 하얗게 부서지면, 나는 그 작은 파편 속에서 ‘안녕’이라는 말을 떠올린다. 말의 온도는 계절마다 다르다지만, 이 단어만큼은 늘 두 개의 그림자를 달고 다닌다. 누군가에게는 문을 열어주는 말이고, 누군가에게는 조용히 문을 닫아버리는 말. 어쩔 수 없이 우리는 그 문턱을 오르내리며 살아간다.
나는 오래전, 겨울 하늘을 비스듬히 가르는 한 마리 새를 본 적이 있다. 날갯짓이 묘하게 서늘하고 아름다워서, 눈을 떼지 못한 채 한참을 바라보았다. 그 새의 움직임은 ‘안녕’이라는 말과 닮아 있었다. 떠나기 위해서는 땅을 잠시 잊어야 하고, 돌아오기 위해서도 다시 한번 하늘을 건너야 한다는 사실을 새는 알고 있는 듯했다. 그 순간 나는 어렴풋이 이해했다. 안녕은 때로 돌아오지 못하는 이들에게 남겨두는 마지막 인사라는 것을. 바람 속에서 작은 흔적만 남기고 사라지는, 그런 이별의 모양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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