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지 않는 인사들
어둠이 조금 더 일찍 내려앉는 계절이면, 방 안의 사물들은 낮보다 더 솔직한 표정을 드러낸다. 빛 이 닿지 않는 자리에서 의자들은 서로의 존재를 조용히 확인하며 놓여 있었다. 퇴근길에 들린 동네 카페에는 조용한 어둠이 스며들고 있었다.
이런 날엔, 사람의 온기는 사라지고 그 흔적만 남아 나를 오래 붙든다. 의자에 무심히 걸쳐진 아직은 누군가의 온기가 남은 담요가 식어가고 있었다. 누군가의 어깨에서 흘러내렸을 체온, 손끝에 잠시 머물렀을 고요가 그대로 정지된 채 남아 있는 장면 앞에서, 나는 내가 잃어버린 것들을 한꺼번에 떠올리게 된다. 아직 완전히 식지 않은 체온의 기억이 담요의 주름 사이에 고요히 누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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