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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무게가 음악처럼 번져왔다

누군가의 제안이 보내는 선택 기로

by 구시안



귓가에는 흑인의 짙은 소울이 가득 차 올라 있었다



인간은 누구나 선택의 순간에서 불안을 경험한다. 짧게 말해 '결정 마비'가 오는 날은 분명히 살아가며 겪게 되는 것이다. 선택의 폭이 넓어질수록 그런 순간이 찾아오면 오히려 사람은 결정하기 어려워하는 역설을 보여준다. 불확실성을 피하려는 내면에서 부터 올라오는 향기는 지독하게 짙어져 가고 있었다.



선택지가 가져올 결과를 예측하고 통제하려는 욕망은 성(成)을 쌓듯 자신을 보호하려는 나의 뇌는 방어기제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겨울의 햇빛은 유리창을 스치며 바닥 위에 눕고, 나는 그 위로 길게 그림자를 드리웠다. 목덜미를 훑고 내려오는 미세한 바람이,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부유하는 긴장을 천천히 건드렸다. 귀에 꽂힌 작은 스피커에서는 내가 오래전부터 만들어온 플레이리스트가 박동하고 있었다. 그렇게 심장을 가라앉히는 음악이라고 부르는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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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못한 감정과 쉽게 합의된 문장들 사이를 기록합니다. 빠른 공감보다 오래 남는 문장을 쓰고자 합니다. 내면을 중요시 여기며 글을 씁니다. 브런치 55일째 거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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