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의 왕관

시(詩)

by 구시안

죄의 왕관 - 구시안



예수는 머리에 말없이 가시관을 썼다

아름다운 보석이 박힌

빛나는 왕관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부끄러움과 욕망

보지 않으려 한 눈빛과

말 없는 침묵으로 빚어진 고통의 조각이었다



날카로운 침 하나가 머리를 스칠 때마다

보이지 않는 눈물이

우리 발걸음을 따라 흘러내렸다



차갑고 무심한 발자국,

멀리서 들려오는 희미한 웃음소리

그 모든 것이 그의 머리 위에서

조용히 부서졌다



사람들은 서로를 가리키며

잘못을 재단하지만

손끝마다 묻은 먼지와

자신의 욕심

타인의 고통을 외면한 그림자가

그의 어깨에 더 무겁게 남는다



우리는 늘 남의 죄를 보고

자신의 죄는 잊는다



예수는 침묵했다

침묵 속에서

모든 이유 없는 폭력과 욕망이

자신에게 모여드는 것을 느꼈다

그 모든 죄가

무거운 십자가에 더해져

그를 짓이겨 갔다



우리의 말

우리의 욕심

행동하지 못한 연민까지

모두 날카로운 가시로 변해

머리 위에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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