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동화
누구나 머릿속에는 그런 목소리가 있다.
우리를 실망스러운 존재라고 부르고,
하는 일은 중요하지 않다고 속삭이며,
너무 부족하고,
너무 느리고,
너무 어렵다고 말하는 목소리다.
힘든 날이면
강한 꿈이 필요했다.
다만 거짓이 아닌,
이룰 수 있는 꿈.
현실 속에서 싸워야 하는,
나 자신을 위해 싸워야 한다.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그건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세상은 위험하다.
죽음과 파멸이 많고
분노는 우리의 믿음을 좀먹는다.
하지만 자신을 분노로 갉아먹어서는 안 된다.
때로는
태양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
경멸과 증오 속에서도
얼어붙지 않도록
우리를 포용해 줄 사람.
사랑하는 사람들은 떠나간다.
타오르던 사랑도 식는다.
그럼에도 우리는
슬퍼할 동안
누군가에게 기대며 살아야 한다.
그 사람은
우리의 고통에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
즐기거나 저버리는 사람은 안 된다.
그런 사람을 찾는 일은 어렵다.
현실은 단순하지 않다.
강한 사람에게는 약하고
약한 사람에게는 강한 척을 한다.
인터넷과 사회 속에서
사람들은 서로를 관찰하며
자신의 영역을 지킨다.
많은 사람들은
돈이면 모든 것이 해결될 거라 믿는다.
그 안에서 자신을 잃는다.
누군가는 다리를 놓고,
누군가는 돌을 옮기고,
누군가는 돌아간다.
좋은 길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다.
허황된 행복을 좇던 동화를 내려놓을 때,
뜻밖의 좋은 일들이 찾아온다.
계획대로 사는 삶만이 현명한 것은 아니다.
흐르는 강물처럼 사는 사람이 있다.
대부분은 여전히 계획 속에서 자신을 잃고 살아간다.
그럼에도,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순간,
자신을 가장 잘 들여다보는 시간이 된다.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
겉만 행복한 동화를 쓰는 대신,
현실 속 잔혹동화라도
결말이 만족스럽다면
그 삶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