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를 견디는 사람들의 마음
살아가는 동안 유혹의 손길은 늘 예고 없이 찾아온다.
소음 속에서 들리는 작은 금속음처럼, 아무도 듣지 못했지만 나만 정확히 알아듣는 어떤 신호처럼.
그 소리는 대개 부드럽고 조용하다. 사람의 마음을 무너뜨리는 것은 언제나 그렇게, 소란이 아닌 미세한 균열에서 시작된다.
일을 하는 동안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는 질문은 '이 차가운 추위 속에 무슨 생각을 하며 지낼까.'였다.
나의 머리는 '유혹'이라는 단어에 꽂혀 있었다. 왜 순간의 달콤함에 흔들리고, 왜 바람이 스치는 만큼의 미약한 유혹에도 삶의 중심이 밀려날 만큼 흔들리는가.
쉬는 시간 읽고 있던 책 속에 ‘즉각적 만족 편향’이라는 말에 미래의 나보다 지금의 나를 구해내고 싶어 하는 충동이 느껴지고 있었다. 사실 이 충동은 대체로 나를 덜어주는 것이 아니라, 나를 약하게 만든다.
한 번의 유혹은 대개 사소한 선택처럼 보인다.
잠깐의 회피, 잠깐의 달아남, 잠깐의 허무한 안도감. 그 잠깐이 쌓이면, 삶은 다른 모양을 가지게 된다.
나는 종종 어떤 사람들의 삶을 떠올린다. 그들은 모두 큰 실수로 몰락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주 작은 선택, 거의 선택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어떤 감정의 기울기 때문에 조용히 삶의 무게 중심을 잃었다.
인간은 자신의 욕망을 진정으로 바라보지 못할 때 가장 어두운 길로 걸어 들어간다.
욕망은 잘못이 아니다. 욕망은 생의 불꽃이고, 사람을 앞으로 향하게 하는 힘이다. 문제는 그것을 다루는 손의 떨림이다. 욕망을 제어하지 못하면, 그것은 곧 삶의 붕괴를 초래하는 불씨가 된다. 그래서 유혹의 손길은 결국 외부의 손이 아니라 내가 나에게 건네는 가장 위험한 속삭임이다.
삶은 눈에 보이지 않는 흐름으로 무너지고 다시 일어선다는 그 말에 나는 오래 머물렀다.
유혹이 위험한 이유는 그것이 삶의 흐름을 잠시라도 바꾸기 때문이다. 한 번 흐름이 비틀리면 그전으로 돌아가는 데에는 훨씬 더 많은 시간과 통증이 필요하다.
유혹을 조심해야 한다는 말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고요하게 있으라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내 마음 안의 기울기를 감지하라는 말이다. 어떤 방향으로 기울고 있는지, 어디가 가장 약한지,
지금 이 순간 무엇이 나를 미세하게 흔드는지. 사람은 마음이 비어 있을 때 유혹에 약해진다.
충만할 때가 아니다.
외롭고 허무하고, 피곤이 가슴 아래에 달라붙어 숨을 깊게 쉬기 어렵다고 느껴질 때, 유혹은 가장 정확하게 틈을 찾아온다. 그 틈은 타인이 만들어준 것이 아니라 내가 살아오며 조금씩 파낸 감정의 골짜기들이다. 이해받고 싶은 마음, 도망치고 싶은 마음,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고 싶은 마음. 그 모든 마음들이 틈을 넓히고, 그 틈으로 어떤 손길이 스며든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