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고통은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 침입자가 아니라
오래전부터 내 삶의 틈을 살피며
자리를 예약해두고 있던 그림자 같았다
그림자는 스스로 빛을 갖지 못하기에
내 몸의 빛을 훔쳐
자기 모양을 완성하는 법이니까
나는 그 그림자를 떼어내려 애썼지만
그럴수록 그림자는 더 짙어졌다
고통은 쫓겨나는 대신
내 뼈와 골 사이로 스미며
내 신음의 형태를 기억해 두었다
마치 나보다 나를 더 정확히 알고 싶어 하는
침묵의 필기자처럼
사람들은 고통을 견디면 성숙해진다고 말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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