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허수아비다

시(詩)

by 구시안
Abstract Painting by Chaya H, Ink on Paper, 18 x 24 in - Minimalism Original Artwork For Sale on ___.jpg



나는 허수아비다 - 구시안



들판 끝에서

나는 오래된 무향(無香)의 껍질로 서 있었다
짚 대신
떨어진 이름들의 찌꺼기와
말라붙은 침묵의 가루들로 채워진 몸

누군가 나를 흔들 때마다
내 속에서는 망각의 먼지가 사라락 흩어졌다

어깨 위에 내려앉은 까마귀들은
나를 사람이라 부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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