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여전히 악마의 속삭임은
그늘진 골목길 곳곳에 남아
녹지 못한 채 얼어붙은 빙판 위에서
거울처럼 반짝이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암묵적인 단두대 위에 서 있는 세상.
언제 목이 떨어져 나가도 관심없는 군중들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삶은 여전히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 같다.
나의 결핍은 당신의 만족으로 확인되고,
나의 초라함은 당신의 성취를 더욱 빛나게 한다.
나의 불행은 당신의 선행을 아름답게 보이게 하고,
나의 아픔은 당신의 행복에
숙연한 감사를 이끌어주는 듯하다.
오늘은 그런 날이다.
당신의 세상을 밝혀주는 나의 어둠이
조용히 몸을 웅크리는 날.
구구절절한 어둠을 밀어내며
빛나는 성공을 이루겠다는 새해의 다짐들이
지금 내가 걷는 얼어붙은 골목길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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