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세상의 모든 것은
결국 물들게 되어 있는 모양이다.
마치 누군가가 색을 부여하듯,
신이 세상을 내려다보며 매일 다른
빛깔을 입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세상 사람들에게
이런 색으로 놀라게 해 보자며,
신들이 원탁에 모여 회의를 마친 뒤
세상에 모든 색을 부여하기
시작하는지도 모른다.
퇴근길에 문득 올려다본 하늘,
그 위에 걸린 밤의 눈에는
이미 색이 물들어 있었다.
전선줄 사이로 스며든
노란 달빛은 세상을 고요히 응시하고,
그 커다란 눈으로
신들은 무엇을 보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나는 달을 신의 눈이라 부른다.
낮에는 태양이,
밤에는 달이 서로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고 믿는다.
나는 ‘물든다’는 표현을 참 자주 쓴다.
예전 글들을 되돌아보면,
언제나 ‘물든다’라는 단어로
시작하거나 끝을 맺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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