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사람의 내면은 밤처럼 깊고,
나는 그 안을 걷는다.
사람의 내면은 언제나 숲처럼 어둡고 깊다.
그 검은 숲은 두려움이 아니라,
오래 걸어야만 익숙해지는 나의 내면이다.
도시는 잠들지 않는다.
그러나 그 불면의 빛 속에서,
나는 점점 더 고요해져 가고 있을 뿐이었다.
인파가 사라진 거리,
비가 막 그친 듯한 젖은 도로 위를 걷는다.
가로등이 반쯤 꺼져 있고,
빛이 닿지 않는 골목마다
오래된 그림자가 깃들어 있다.
내 마음도 그 어둠의 일부 같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 안쪽에는 이름 모를 균열들이 자라나고 있다.
하루의 끝마다 찾아오는 공허.
그건 마치 습기처럼 서서히 번져든다.
처음에는 미미하지만,
어느새 모든 생각을 적신다.
나는 그 공허를 피하지 않기로 했다.
도망치듯 살아온 시간들 속에서,
나는 내 고통을 너무 쉽게 외면해 왔다.
누군가의 말속에 숨어서,
누군가의 온기에 기대며 버텼지만,
결국 나를 마주해야 하는 순간은 언제나 홀로였다.
그 고독이 아팠고,
동시에 내가 여전히 살아 있음을 알려주는
유일한 증거이기도 했다.
뭔가를 얻기 위해 서는
뭔가를 제거하는 것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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