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나는 너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너는 피하고 싶어도,
나는 끝없이 너에게 고난을 보내리라.
그 고난 속에서만 네가 진실로 자신을
마주할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하느님. 아버지.
제발. 불안을 거두어 주세요.
이 고난을 멈춰 주세요.
어김없이 밤은 조용히 내려앉아
방 안을 삼키고 있었다.
이 어둠 속에서
모든 소리가 멀어지고
그의 숨결만이 공기를 흔드는
익숙한 시간이 찾아왔다.
머릿속 생각은 실타래처럼 얽히고 풀리며
한 올 한 올 목을 조르듯 스며들고 있었다.
현실의 벽은 단단하고, 차갑고,
손끝으로 더듬어 자신의 몸을
스스로 안아주어 봐도
돌아오는 것은 무력감뿐이라는
사실을 각인하고 있었다.
보다 나은 삶을 꿈꾸지만,
그 꿈은 새벽의 짙은 안개처럼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렸다.
거울에 비친 술에 취한 불콰한 얼굴을
바라보면서도 파리해져 있는 자신을
살피지 못해,
살이 없는 껍질만 남은 동물처럼
그것은 물품 없이 초라해 보였다.
일상 속,
육체는 무겁게 그를 짓누르고
공허한 심장은 깊이 메아리칠 뿐이었다.
정신은 깨어 있지만,
깨어 있는 정신은 피로로 번득였다.
일과를 마친 그에게 불어 드는 바람은
차가움뿐만이 아니었다.
모든 생각들은 칼날 같은 날카로움으로
회색빛 사이 검게 그을려 있는
구름 사이에 드리워져 있는 하현달처럼
그 모양의 날카로움과 닮아있었다.
가늠할 수 없는 바람의 속도처럼
자신의 몸과 마음이 흔들리는
감정과 무거운 숨결까지 걸린
한 그루의 깊은 숲 속에 자리한
어느 이름 없는 나무의 무거운 침묵처럼
그는 자신을 관찰하고 있었다.
그 시선 속에서
자신이 얼마나 외롭고 약한 존재인지를
붉게 익은 쇳덩이에 새겨진
주홍 글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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