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와 자유

시(詩)

by 구시안


포기와 자유 - 구시안



나는 문을 열고 나갔지만,
발걸음은 늘 내 그림자에 묶여 있었다.
그림자는 흙 위에 내려앉아
차갑게 발목을 조이고,
나는 그것을 떨쳐낼 힘조차 없었다.

어두운 그림자 사이로 비치는

고양이의 반짝이는 눈이 보였다.
그 눈은 날 관찰하는 듯,
나의 포기와 자유 사이를 꿰뚫어 보는 듯했다.


닿을 수 없는 하늘은 멀리서 나를 비웃고,
숨을 놓는 순간조차 심장은

그 눈빛과 포기, 자유 사이에서

터질 듯 뛰었다.

포기란 무릎을 꿇는 것이 아니다.
그저 서서히 걸음을 늦추고
내 안의 무엇인가를 비우는 일이다.
심장은 여전히 뛰고,
손끝에는 남은 체온과 후회의 흔적이 남는다.

자유라는 말은 늘 웃고 있다.
멀리서, 닿을 수 없는 곳에서
내 안의 틈을 겨냥하며,
나는 그 웃음을 흉내 내며 하루를 채운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자유로운 것이리라,
스스로에게 속삭인다.

길가에 쓰러진 낙엽처럼,
나는 나를 버리고 버려진다.
포기 속에서 비로소 느끼는 생의 존재,
멈춤 속에서 비로소 보는 현실의 날카로움.
빛과 그림자, 숨과 침묵,
그리고 고양이 그림자 사이로 스며드는 눈빛,
모든 것이 내 안에서 부서지고,
나는 그 파편들을 주워 담는다.

자유와 포기는 서로를 비추는 거울처럼,
내 안에서 날카롭게 마주한다.
삶은 그 거울 속에서 끊임없이 흔들리고,
나는 흔들리는 나를 끝없이 마주한다.

포기가 때로 자유보다 무겁고,
자유가 때로 포기처럼 날카롭다는 것을 안다.
그 끝없는 경계 속에서,
나는 서서히, 아주 서서히,
나 자신을 이해하고,
그리고 나 자신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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