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람은 너무 많다
착한 사람은 불이 나도 불꽃의 모양을 오래 바라본다.
이것이 정말 불인지. 누군가의 체온은 아닌지. 확인하느라 말이다. 늘 한 박자 늦는다.
착한 사람의 손은 늘 깨끗하다.
아무것도 잡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것도 밀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침묵은 젖은 천처럼 불 위에 덮인다.
그러나 불은 그 아래서 더 천천히 더 깊게 타들어가게 되어 있다.
착한 사람은 세상이 무너질 때 소리를 내지 않는다.
소리는 무례하다고 배웠고, 무례함은 죄에 가깝다고 믿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도 다치지 않게 자기 목소리를 접는다.
누군가 울고 있을 때 착한 사람은 울음의 이유를 묻지 않는다.
묻는 순간 책임이 생길까 고개를 스스로 끄덕인다.
착한 사람의 입에서는 '괜찮다'는 말이 입에서 항상 가장 먼저 태어난다.
괜찮지 않은 것들이 괜찮다는 그 말 안에서 조용히 질식한다.
착한 사람은 피를 보지 않는다.
피가 나지 않도록 눈을 감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밤이 되면 감은 눈 안쪽에서 붉은 것이 번진다.
착한 사람은 꿈에서 항상 늦게 도착한다.
모든 일이 끝난 뒤 정리된 현장에 서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주머니 속 손을 꽉 쥔다.
착한 사람은 자신이 무너진 줄 모른다.
끝까지 누군가의 벽으로 남아 자기 안쪽이 비어 가는 소리를 예의 바르게 무시한다.
어느 날. 착한 사람은 아무도 남지 않았을 때 홀로 느끼게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동안 자신이 가장 많이 사라졌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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