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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의 진정성. 시간의 흐름 속에서

호감은 속도를 잃고 깊이를 얻는다

by 구시안

당신은 어느 누군가에게 호감을 사고 싶은가? 혹은 어디서든 호감을 갖게 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

사실 이것은 모두에게 가능한 일이다.



화려한 언변. 빼어난 외모. 사회적 능력에 매료되는 젊을 때의 호감은 빠르고 날것이다.

눈빛 하나, 웃음 하나, 손끝이 스치는 순간에도 심장이 뛰고, 온몸이 흔들린다. 하지만 그 외모도 시간 속에 무너지고 남겨지는 것은 자신이 가진 진정성의 향기에 호감도가 좌우된다. 이것의 향기는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외모는 젊을 때 끝나는 것이다. 세상에는 수려하고 화려한 외모 가진 사람보다 평범하게 생긴 사람이 굉장한 호감을 사게 되는 경우가 더 많다.



외모에 자신 있던 당신이 만약 늙게 된다면 무엇으로 호감도를 얻을 것인가?



모든 것이 강렬하고 불가역적이다.

말과 몸짓, 향기와 목소리는 한꺼번에 마음을 끌어당기고, 우리는 그 끌림 앞에서 주저함 없이 내 몸과 시간을 내어 준다. 좋다는 감정은 단순히 마음의 선택이 아니라, 몸 전체의 폭발과도 같다. 순간의 설렘이 다음 순간의 기대를 만들고, 기대는 또 다른 설렘으로 이어진다. 그때의 호감은 불완전하고, 불안정하며, 그래서 더욱 생생하다. 호감은 복불복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생생함 속에서 자신이 살아 있음을 확인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호감은 다르게 느껴진다.

속도는 느려지고, 강도는 낮아진다. 눈빛 하나에 가슴이 뛰기보다, 그 눈빛이 오래 머무르는지, 마음에 어떤 잔향을 남기는지 살핀다.



말 한마디가 아니라, 침묵과 여운, 서로의 거리에서 흐르는 온도와 숨결이 마음을 흔든다.
좋음은 폭발이 아니라 서서히 스며드는 따뜻함이 되고, 설렘은 가슴속 깊은 곳에서 조용히 울리는 진동이 된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는 더 많은 경험과 기억을 담아 마음을 열고, 그래서 호감은 더 신중하고, 더 포근하며, 더 오래 남는다. 그리고 그것을 기억하려 한다. 그것이 호감의 자연스러운 잔향이다.



젊음의 호감은 불타는 불꽃같고, 나이 듦의 호감은 오래 끓인 차처럼 깊다.
불꽃은 눈부시고, 순간을 점령하지만, 쉽게 사그라든다.
차는 천천히 우러나고, 향과 맛을 오래 간직한다.
어쩌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도 비슷하다.

빠르게 뛰는 심장은 깊이를 담지 못하지만, 서서히 차오르는 마음은 서로의 온도와 시간을 느낄 수 있다.



젊을 때는 호감이 나를 들뜨게 하지만, 나이가 들면 호감이 나를 살피게 한다.
좋아하는 마음이 나를 지배하지 않고, 나를 더 조용히 관찰하게 하고, 상대의 결을 이해하게 하며, 그 사람과 함께 있는 시간을 더 오래 느낄 수 있게 한다. 속도와 강도의 차이, 즉 폭발과 여운의 차이가 호감의 본질을 다르게 만든다.



우리는 젊음의 순간에 타오르는 불꽃을 사랑하고, 나이가 들어서 스며드는 따뜻함을 사랑한다.

그리고 결국, 호감의 형태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나와 상대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젊을 때의 호감은 나의 생기를 비추고, 나이 듦의 호감은 나의 마음을 비춘다.
둘 다 진실하고, 둘 다 소중하지만, 그 색과 온도는 다르다.
그 다름 속에서 우리는 관계를 이해하고, 사람을 더 오래 마음에 담으며,
시간이 흘러도 남는 것은 폭발적인 설렘이 아니라, 조용히 가슴속을 채우는 온기다.



나는 이것이 젊을 때와 달라져 가는 사람에게 느끼는 호감이라고 생각한다.

외모가 아니라. 상대가 갖고 있는 진정성. 정직과 바름에서 느껴지는 상대의 '진정성의 향기'에 매료되고 호감을 갖게 되었다. 외모는 생긴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의 행동도 그 외모 안에 들어가 있다.



가끔씩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십대로 돌아갔으면. 삼십대로 돌아갔으면. 사십대로 돌아갔으면. 혹은 십 년만 젊었으면. 가끔씩 시간을 돌려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게 되는 이유는 자존감 때문이다.



시간의 흐름 속에 호감은 속도를 잃고 깊이를 얻게 되어 있다.

시간을 돌릴 수는 없는 일이며, 외모와 능력은 영원한 호감의 필살기가 아니다.

지금의 그 모습 그대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호감을 얻을 수가 있다.



나이가 들며 자신이 가진 진정성이 내는 향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호감은 결국 나이를 먹으며, 더 깊어지고 더 느리게 흐르며, 마음을 지켜주고, 마음을 알아보게 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남는 흔적을 더 선명하게 만든다. 그 흔적을 느끼는 일, 그것이 나이를 먹어도 남는 호감의 아름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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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못한 감정과 쉽게 합의된 문장들 사이를 기록합니다. 빠른 공감보다 오래 남는 문장을 쓰고자 합니다. 내면을 중요시 여기며 글을 씁니다. 브런치 61일째 거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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