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詩)
1회
나는 오늘을 한 방울로 기록한다.
눈에 넣기엔 부족하고
기억을 적시기엔 과하다.
설명되지 않는 하루는
대개 이런 식으로 시작된다.
2회
기억은 늘 정확하지 않다.
그래서 나는 일부러
정확한 말만 고른다.
말이 정확해질수록
감정은 흐릿해진다.
이것이 내가 선택한 방식이다.
3회
시간은 직선이 아니라는 말을
여러 번 들었지만
날짜는 여전히
줄을 맞춰 서 있다.
어제는 빠지지 않고
오늘을 증명한다.
4회
상실은 정의되지 않는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다만 반복 사용으로
의미가 닳아갈 뿐.
나는 그 닳은 자리에
한 방울을 떨어뜨린다.
5회
같은 길을 걷는다.
순서만 바꾼다.
발걸음은 같고
생각은 다르다.
이 차이를
살아 있음이라 부른다.
6회
기억은 괄호 안에 있다.
(지금은 말하지 않겠다)
라고 적어두면
말해지지 않은 것들이
더 오래 남는다.
침묵은 생각보다
보존력이 좋다.
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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