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지 않으려는 몸과, 끝내 써버리는 마음에 대하여
한낮이지만 잿빛 겨울 하늘은 그림자도 없고, 바로 무언가가 가득 떨어질 것 같았다. 하얀색 갓이 쓰인 등을 켜니 은은한 게 분위기가 한 것 잡혔다. 저 우주의 별들은 지금도 어디쯤에선가 폭발하는데 나는 아무것도 하기가 싫었다. 나를 도와주러 왔다가 다시 떠나가는 영혼쯤으로 별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나는 있어 달라고 말한 적도 없고. 떠나라고 말한 적도 없는데. 어쩌면 더 이상 내가 필요 없어서 떠난 거라고 생각해 버리면 그만이었다. 이제 도시에서는 더 이상 별이 보이지 않는다.
내 몸 안에서 힘겹게 낯선 목소리가 빠져나올 때쯤.
허물을 벗어 던지고 따뜻한 샤워를 하는 것이 차라리 기분 전환이 될 거 같았다.
심장에 문어가 살고 있는지 문어의 다리가 심장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느낌처럼.
답답함을 느끼는 것은 해결이 되지 않고 있었다.
모순을 생각한다. 그 모순.
생각하지 않는 순간도 있긴 있었다. 그것은 모순이 아니었다.
사실은 내가 그렇게 신경 쓰는 타입은 아니라고.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데도 이상하게 내 안에서 무언가가 나 자신에게 설득하려는 순간들이
문득 찾아들 때가 있다.
그 이후. 격렬하게 치솟는 기억들이 샤워기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처럼 느껴지기 시작하면
밤이 길어지게 되는 것이다. 차마 공개적으로 보여주지 못하는 언어들이 자리하는 작은 노트에 적히기 시작하는 언어들이 나에게는 향기롭지만, 타인에게는 구역질이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때쯤. 공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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