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망가지지 않기 위한 가장 위험한 준비 운동
나는 어둠을 배웠다.
학교도, 교회도 아닌 곳에서.
닫힌 눈꺼풀 안쪽, 푸른 멍처럼 번지는 공간에서.
어둠은 나를 가르치지 않았다.
다만 나를 통과했다.
처음에는 색이 사라졌다.
그 다음에는 방향이 사라졌다.
마지막으로 이름이 사라졌다.
이름이 사라지자 사물들은 자유로워졌다.
의자는 더 이상 앉기 위한 것이 아니었고,
창은 탈출구가 아니라 검은 호흡이 드나드는 구멍이 되었다.
나는 어둠 속에서 내 혈관을 보았다.
붉은 생각들이 푸른 신경을 씹어 삼키고
심장은 규칙을 잊은 북처럼
이유 없이 울렸다.
밤은 언제나 내 안에서 먼저 시작되었으니까.
어둠은 부드럽다.
칼날처럼 들어와
이불처럼 덮인다.
나는 그것을 밀어내지 않았다. 오히려 연습했다.
숨을 쉬는 법을,
비명을 삼키는 법을,
눈이 없는 시선으로 세계를 보는 법을.
도시는 검은 혀를 내밀고
나를 맛보았다.
아스팔트는 썩은 별의 냄새를 풍겼고
가로등은 노란 신경처럼 떨었으니까.
그래서
영원히 묶어 둘 수 없는 것을
자유롭게 풀어주기로 했다.
아주 자유롭게.
그것이라도 마음 껏 즐기라고.
무엇이든 써대기 시작한 열 손가락을.
닫아 두었던 머리의 걸어 놓았던 가시가 박힌
쇠사슬을 풀어주었다.
마음 껏 즐기라고.
누군가에게 받은 지독한 고문은 끝났다고.
그리고 길고 길었던 너의 자학은 끝났다고.
그러니
그 신들이 말하는 밝기만 하고 대답은 없는
엿같은 빛의 소리를 이겨보라고.
사람들은 지나갔지만, 그들의 그림자만이 나를 스쳤다. 나는 그 그림자들 속에서 내 얼굴이 여러 번 찢어지는 것을 보았다. 어둠은 질문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대답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것은 축복이 아니라 하나의 계약이었다. 말하지 않겠다는 조건. 답하지 않겠다는 조건이 붙었다.
나는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았다.
다만 과잉이었다. 빛을 견디지 못한 잔여물, 태양에게 거부당한 색채.
어둠의 연습이란 파괴가 아니다.
그건 변형이다.
나는 더 이상 “나”가 아니었다.
나는 균열이었고, 나는 통로 이기도 했으며, 나는 밤이 흘리다 잊은 문장이기도 했다. 기록자이기도 했다.
어느 순간. 어둠은 나를 놓아주었다. 아니, 내가 어둠을 놓아주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내 눈에는 낮에도 밤이 고여 있었고, 내 입에서는 빛 대신 금속 맛의 언어가 흘러나왔다.
이제 나는 안다. 어둠은 끝이 아니라 시작도 아니라는 것을.
어둠은 연습이다.
살아 있기 위해
끝까지 망가지지 않기 위한
가장 위험한 준비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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