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된 빛에 중독된 인간에 대하여
별들은 시간을 세지 않는다.
그들은 시간을 배출한다.
밤하늘에 흩뿌려진 그 잔여물들.
빛, 지연, 착오, 기억의 파편. 이것들 모두 시간이라 부르는 것이다.
시계는 별의 부산물이다.
인간은 그것을 손목에 차고 안심한다.
아직 통제하고 있다고 믿으면서.
나는 별의 시간을 풀기 위해 밤으로 들어간다.
밤은 문장이 없는 책이고, 책은 잘린 필름이다.
빛이 도착하기까지의 방황.
속도가 아닌 거리로 쓰인 시간.
즉시성을 거부하는 빛의 범죄.
의미 이전의 알파벳들.
별들의 수수께끼가 쏟아지는 밤.
하늘. 별들은 문법을 거부한 알파벳처럼 흩어져 있다. A도 아니고 Z도 아니다. 의미 이전의 문자. 혀로 씹다 버린 모음들. 주머니에서 떨어진 면도날 같은 빛. 혹은 이 언어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에 대한 냉정한 한계선도 같이 볼 수 있는 밤. 그것에서 해방 시켜줄 녹슨 별들이 어디선가 빛을 내고 폭발하며 수수께끼를 내는 밤. 스스로에게 열어 놓은 모든 것을 허용하는 밤. 이미 나는 모든 것에서 해방되어 있다. 유일한 사치는 아직 온기를 잃지 않은 커피 한 잔을 손에 쥐고 있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 여유까지 생겨버린 밤. 젊은 인간을 통해 삶은 무서운 것이라고 소리치는 허공의 메아리들은 여전히 도시를 매우고 있을 뿐이다.
별의 시간은 직선이 아니다.
그것은 반복되고, 역류하고, 중독된다. 한 번 본 별은 이미 과거다. 그러나 동시에, 아직 오지 않았다. 이중 노출. 시간은 늘 중복 촬영된다. 우리는 현재를 산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지연된 과거와 예고된 미래를 동시에 흡입한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오래된 빛이 폐에 들어온다. 별의 타르. 별의 니코틴.
나는 수수께끼를 푸는 대신, 수수께끼를 사용한다.
질문은 도구일 뿐이니까.
“언제?”라는 질문은 언제나 잘못되었다.
별의 시간에는 ‘언제’가 없다.
오직
‘얼마나 오래 흔들렸는가’만 있다.
'얼마나 빛났느냐' 만 존재할 뿐이다.
그 빛이 도착하기까지 걸린 거리.
그 진동의 피로도.
그것이 시간의 진짜 단위다.
녹슨 별들이 말한다.
인간들의 찬양에 배가 불러
신들은 인간의 각성을 잊었다고.
그 각성이 얼마나
많은 색을 뿜어 댈수 있는지를
밤의 언어에 녹여내라고.
그렇게 각성하고 너를 해방시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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