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눈물이 필요 없는 날

시(詩)

by 구시안

인공눈물이 필요없는 날 - 구시안



태초의 고동이
눈에서 맥박처럼 뛰고 있다.

아직 이름도 없던 소리,
의미가 태어나기 전의 떨림이
동공 안쪽에서

규칙 없이 울린다.


나는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맞고 있다.

빛이 아니라
시간의 심장에.

눈은 더 이상 감각의 기관이 아니다.


눈은 상처다.
열리고 닫히는
최초의 문이다.


거기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고
누군가는 말하겠지만
나는 안다.


시작은 설명이 아니라
고통에 가까웠다는 것을.


태초는 평온하지 않았다.
침묵은 없었고
오직 뛰는 것만 있었다.


멈추지 못하는
원초적인 리듬.

눈 속에서
피처럼 도는 빛.


그 빛이
생각보다 먼저 나를 만든다.

나는 태어난 것이 아니라

응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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