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의 방향을 묻는 조용한 시간
밤새 내가 모르는 일을 열심히 한 것인지,
누워 있는 동안에도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거나
감정이 꺼지지 않았거나
해야 할 말들이 머릿속에서
반복됐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아무 일 없는데도
기력이 바닥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건 게을러서가 아니라
어딘가 오래 버티고 있었다는 뜻일 때가 많았다.
“왜 이렇게 피곤하지?”를 파헤치기보다
그냥 조금 느리게 움직이기로 했다.
지금 피로가
몸 쪽에 더 가까운지
마음 쪽에 더 가까운지,
그 정도만 조용히 느껴봐도 충분하니까.
꿈과 같은 느낌이 전부 휘발될 때쯤, 나는 책상 모서리에 앉아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듯 책상을 두드리며 지루함을 단절시키기 위해
곰곰이 생각에 빠져 버린다. 거두는 성취는 빈약하지만, 가끔 하품을
하면서 하는 생각들이 방 안의 천장을 향해 입을 쩍 벌리기도 하고,
손가락에는 하얀 연기를 내는 막대가 끼워져 베란다를 향하기도 하고,
온몸을 바닥에 내던져 사방으로 뒹굴어 보기도 한다.
귀를 잘 기울여 보면
비통한 흐느낌들이 들려오는 것 같기도 하고,
여전히 너무나 어둡고 무가치한 밤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지나치게 지루해하고 있는 나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살금살금 기어오는 역겨운 숨결이 등 뒤에서 느껴지는 회사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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