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는 감정부터 친다

지렛대의 중간지점

by 구시안

요술 같은 변화는 없을 것임을 깨닫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스타카토처럼 거칠게 숨을 몰아쉬기 시작한 그녀를 설득하기엔 이미 늦었다는 것도 알았다.

1분이나 2분 안에 그녀가 울어버릴 거라는 사실을,

변하기 시작한 그녀의 표정을 보고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파도는 감정부터 친다.

말 한 구절이 물리적인 충격처럼 그녀의 감정을 흔든다.

상대방을 바꾸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싸움.

기도를 아무리 해도,
그런 약을 발명한다 해도,
문 하나 닫으면 끝날 감정의 싸움들을
왜 반복하는 걸까.

연휴가 시작되자 매장의 사람들은
바쁜 일과 속에서 또다시 싸움을 시작했다.

그 뻔한 싸움.


내 마음 좀 알아 달라는 구걸.

나는 열심히 하고 있다는 인정.

저 사람이 나를 괴롭힌다는 확신.

기대의 음성.

이 끝이 보이지 않는 과거를 닮은 형태들이 여기저기 소리를 내고 있었다.


연장된 여정.

주말을 끼고 이어지는 연휴에 사람들의 물결은 거센 파도가 되는 일상이 이어진다.

매번 이런 정화로 시작해야 한다면 뒤따를 서곡에서 자신을 해방시켜줄 사람을 찾는 것은

어리석고 웃긴 일이 될 것이다.


여전히 혼자 볼 일들.

수평적인 형태가 될 수 없는 현장의 물결은 감정의 파도가 되어 치고 있었다.

조용할 수도 없는 현재의 가시성이 없이 정당화시킬 수 있을지.

하소연하는 사람들의 행렬이 시작되었다.


누군가는 그녀를 성격파탄자라 말하고

누군가는 착하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성실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정작 당사자인 본인은 자신을 여리다고 말한다.


한 사람은 타인의 말 속에서 여러 모습으로 규정된다.

그것이 어리석음의 진실이다.

머리카락 끝에서 입술까지 떨리기 시작한 그녀의 표정을
나는 읽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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