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의심하는 방식에 관하여

의견 이후

by 구시안

의견을 가진다는 것은, 어쩌면 하나의 내부 날씨를 갖는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각을 말하지만, 나는 종종 그 생각이 나를 말하고 있다고 느낀다. 의견은 내가 선택한 문장 같지만, 실은 내가 잠시 빌려 입은 형식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그것은 나의 본질이 아니라, 나의 순간이다.

나는 어떤 문제에 대해 말하면서도, 동시에 그 말하는 나를 바라본다.


이 이중의 시선.

생각하는 나와, 그 생각을 의심하는 나.

이 둘 사이의 간격이 바로 나의 진짜 공간인지도 모른다.


의견은 확신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 뿌리는 흔들림에 있다.
확신은 흔들림을 감추기 위해 만들어진 가장 정교한 구조물이다. 우리는 흔들리는 자신을 견디지 못해 하나의 문장을 세우고, 그 문장 위에 잠시 기대 선다. 그러나 세상은 우리가 세운 문장보다 훨씬 넓고, 타인의 생각은 우리의 구조물에 균열을 낸다.


나는 때때로 의견을 말한 뒤, 그 말이 이미 과거가 되었음을 느낀다. 방금 전까지 나였던 생각이, 지금은 낯설다. 마치 내가 쓴 문장을 누군가가 대신 읽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의견은 나인가?
아니면 나의 그림자인가?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구시안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자각(自覺). 나의 비릿한 언어가 향기로워질 때까지 낮과 밤을 걷기로 하다. 브런치 +154

897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42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641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2화진정 현명한 사람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