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을 황금공이 부르던 시절

안과 밖을 표시하는 어느 능선에 자리한 사람

by 구시안

나는 어느 날
하늘이 떨어뜨린 작은 태양을 주웠다.

그것은 황금 공이었다.


손바닥 위에서 그것은
마치 낮이 굴러다니는 것처럼 빛났고
나는 그 안에서
수많은 오후들이 부서지는 것을 보았다.


아이들은 그것을 장난감이라 불렀다.
그러나 나는 알았다.

그것은
시간이 굳어버린 별의 씨앗이라는 것을.


나는 그 공을 굴렸다.
그러자 거리는 빛으로 기울었고
창문들은 갑자기 바다처럼 흔들렸다.


개들은 태양을 쫓는 것처럼 달렸고
거리의 먼지들은
황금 벌떼처럼 날아올랐다.


나는 웃었다.
왜냐하면 그 순간
세상이 하나의 거대한 놀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금 공은 멈추지 않았다.

그것은 계단을 굴러
저녁 속으로 떨어졌고
저녁은 마치 깨진 유리처럼
붉은빛으로 흩어졌다.


나는 뒤늦게 깨달았다.

이 공은 장난감이 아니라
태양의 잊힌 심장이라는 것을.


나는 그것을 다시 주워 들었다.

그러나 이미 너무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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