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손가락으로 만드는 밤

비릿한 언어

by 구시안

시계는 감지할 수 없는 자신의 꿈에서 내려온다.

정거장이 없는 끝없이 달리는 열차는

맹렬히 누군가를 추격하고 석탄은 가득 차 있고

그것을 태워 달리는 열차의 새벽이 뿌리내리는

모든 것에 검게 그을린 흔적들이 떨어져 있다.


누군가 없이 사는 것이

잘한 일이라며

혼자 살길

잘한 일이라며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존재하기로 한 맹세.

자기 자신에도 불구하고 존재하는 지금.


밤이 깊어진다.

수정 구슬처럼 나는

누군가 비비는 손에 밤과 섞인다.

내게 금지된 것을

소망하지는 않는다.

아니,

소망이나 기원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내 과거 안에서 신음하는

이 어두운 태양아래서

나는 열 손가락을 움직이며 언어를 만들고 있을 뿐이다.


눈이 매시간

항상 다시 태어나고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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