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stalgia

밤의 강 위에서

by 구시안

나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새벽의 색을 보았다.
푸른 잉크로 번진 하늘이
도시의 지붕 위에서 조용히 식어 가고 있었다.


가로등은
늙은 별처럼 떨리며
길 잃은 나방들에게 작은 태양을 나누어 주었다.


나는 걷고 있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밤의 강 위를 떠다니는 생각들 사이로.


어떤 바람은 오래된 편지의 냄새가 났고
어떤 침묵은
아직 말해지지 않은 이름처럼 무거웠다.


멀리서 기차가 울었다.

그 소리는
철로 위를 달리는 짐승의 심장 같았다.


나는 갑자기 알았다.
세계가 이렇게 넓다는 것을,
그리고 내 안의 어둠도
그만큼 깊다는 것을.


검은 강은
별들을 조금씩 마시고 있었고
달은 그 위에
부서진 은잔처럼 흔들렸다.


젊음은 불타는 유리다.

그 얇아져 가는 유리를 깨뜨려 버리라고
누군가 속삭였다.


나는 그 목소리가
내 그림자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밤을 주머니에 넣고
아직 오지 않은 아침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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