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워진 우물에 비를 기다리며
가벼운 것으로부터 내가 직조해 낸 것을
어둠 속에서 비명으로 깨운다면
문 앞에 방문한 이방인들의
눈 속에서 눈물을 찾아야 한다.
검은 옷만 입는 나에게
계절이 바뀌어도
다른 이야기 할 것은 달리 없어 보인다.
집으로 돌아와 스탠드 하나의 불을 밝히고
태양이 떴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밤이
될 수 없듯이
나의 열 손가락이
지금의 밤에도 이런 글을 쓰게 한다면
그냥 그대로 두는 것이다.
쓰고 싶은 대로 열 손가락이 움직이는 대로
내버려 둔다.
일곱 밤의 마지막 밤을 시작하면서
붉음으로 유랑하고 싶진 않다.
시간 속에 자연스레
주름진 얼굴에 주름을 피고 싶지도 않지만
어두운 자가 짓는 이마의 찌푸림은 없어야 하기에
내가 더듬거리는 모든 생각들을
지우지는 않고 가만히 솟아오르는 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다.
시간의 기다란 탁자 모퉁이에 앉아
따뜻하게 내린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바라보는 창 밖의 풍경이
일곱 밤의 마지막 밤이라는 사실이
놀랍지는 않다.
공허는 여전히 충만함처럼
입가로 이끌고 있고
나는 더 이상 넘쳐나지는 않고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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