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엄치는 빗금

같은 숫자, 다른 반복 속에서

by 구시안

나의 헤엄치는

열 손가락의 접힌 주먹에서

비늘 안에서 부식된

투명한 고기 한 마리가

방안을 배외한다.


시간은 흐르고

손에서 생겨난

빗금들을 다시 바라보다가

시간도 흐르고

바람도 함께 흐른다.


던져지는 주사위에

여섯 자리의

숫자들은 다를 것이 없으나

그 반복이 모두가 다르고

밝음의 허기에 지친 눈은

어둠을 부르고

맑은 것을 떠올리고 있는 밤.


하늘을 내가 휘게 만든 건지

말이 흘러 지나갔던

자리마다

손에 그려진 빗금들처럼

사방으로 흩어져 그 모양을

달리하는 운명의

룰렛을 시작하는 듯

매일 그 금들을 바뀌는 것을

모르고 살았는지에 대한

회환이 물드는 달빛아래 놓인

나무들의 노래가 바람에 일렁인다.


이곳에서

나는 아직 온전하다.

그어진 빗금대로 행 해질 것들은

행여 졌고,

또 다른 이야기가

준비되고

그렇게 온몸으로 기어올라와

입을 한 번 더 깨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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