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기 위해 머무는 시간에 대하여
무엇이든 가능한 존재로 퇴보하거나, 결국은 소멸하고 말 존재로 성장하는 것이, 그 기로에 선 이 지독한 시간들을 참아가며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 가끔씩 아침이 밝아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사람이라면 무엇이든 살아 있는 것을 내 기억으로 더럽히는 그림자 하나도 내게 남지 않길 바라는 사람도 존재하는 법이니까 말이다.
무엇이든 가능해지기 위해 우리는 점점 불가능해지는 쪽으로 기운다. 모든 방향이 열려 있다는 말은 아무 방향도 선택하지 못한 채 서 있다는 뜻과 비슷하다.
나는 그 사이에서 천천히 퇴보한다.
아니, 어쩌면 그것은 성장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 사라지기 위해 자라나는 것들에 대해 우리는 아직 정확한 언어를 갖지 못했으므로.
아침은 늘 예고 없이 도착하지만, 나는 그 도착을 환영하지 않기로 한다.
빛은 사물의 윤곽을 또렷하게 만들고, 또렷해진 것들은 곧 사라질 준비를 마친 것들이기 때문이다.
나는 흐릿한 상태를 사랑한다.
이름 붙일 수 없는 상태
기억으로 붙잡히지 않는 상태
사람들은 살아 있는 것을 기억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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