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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브로 Mar 06. 2024

어떤 말은 눈으로 듣습니다.

2024.03.05.

@sibro, 2024.


침묵은 거의 모든 전시의 배경음악입니다.

청각이 아닌 다른 감각에 주의를 집중시키죠.


그때가 되면 작가는 우리에게 말을 겁니다.

물론 직접 말을 하진 않습니다.

말을 보여주죠.


저는 그런 방식이 참 재밌습니다.

세상이 조용해질 때 들리는, 혹은 보이는 목소리들은
텅 빈 공간에서 오히려 더 크게 울리니까요.


'그냥 말하면 되지! 왜 그리 어려워!'라며

답답한 방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봅시다.


'사랑해'라고 해도 될 것을

굳이 머리 위로 하트를 만들어 날렸던 한 차가운 성격의 짧은 머리 백인 힙합 가수.


한 마디 말로 가볍게 날아가는 것과

한 동작이 인터넷에 박제되어 널리 이롭게 쓰이는 것엔

확실히 차이가 있습니다.


사실 광고도 그렇습니다.

하고 싶은 말을 어떻게 해서든 전달하려는 일념으로

우주에서 다이빙 시키고, 영화 찍고, 세상에 없던 기술을 만들기까지.

문장 하나 틱 던지는 것보다 훨씬 강력하게 느껴지죠.


보통 이런 식입니다.

우리가 눈으로 듣게 되는 말은

더 강하고 자극적이고 기억에 남기기 위한 것이라고나 할까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미술관에서

'저게 뭐야'라고 하셨던 분들은

다시 한번 경청해 보시길 권합니다.


저 거대한 동상이, 또는 버려진 것 같아 보이는 무엇이

나에게 뭐라고 얘기하는지.


누가 알겠어요,

어느새 대답하고 있는 당신을 발견하게 될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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