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배려는 나만 하는 것 같았다.
우리의 모든 선택에는 내가 없었다.
음식의 취향부터 놀러가는 공간까지
사소한 것 하나, 하나
그냥 쫓아서 갈 뿐이었다.
맞춰줬다고 생각했지만
의견이 없는 사람이 되었다.
하고 싶은 것을 얘기했지만
내키지 않는 표정을 하는 너를 보고
속으로 삼켜버렸다.
정말 하고 싶었어도
다음에 하자고 말한 뒤
너는 그냥 잊어버렸다.
이게 뭔가 싶은 생각에 이르렀을 때쯤,
문제에 대해 말하기도 께름칙했다.
말하는 내가 소심해보였고
별 문제 아닌걸
왜 그렇게 심각하게 말하느냐며
따지고 들어올 네가 신경쓰였다.
사소한 것으로 헤어진다고들 하는데
그게 벌써 나는 시작됐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