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언어
만사형통(萬事兄通)은 '만사형통(萬事亨通)'이란 말에 빗대어, 이명박 정부 시절 이명박의 형 이상득에게 권력이 집중되고, 전횡되었던 사태를 도파한 신조어다.
오늘, 윤석열 정부에 들어 '만사검통(萬事檢通)'이 그 어떤 경우보다 뚜렷한 시대 사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후안무치도 유만부득도 정도가 있고 내로남불, 막장불입도 한도가 있는 법인데, 이 정권의 '만사검통'에는 무한리필이 정해진 순서인 듯하다.
"人 人 人 人 人. 사람이라고 다 사람이냐, 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이지!"
"천하는 지금 어느 세상인가, 사람과 짐승이 서로들 얽혔네."
이런 이야기들은 우리나라 근대사 100년, 70년 전에 유행하던 노래요, 시쳇말이다.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다시금 이 흘러간 레파토리를 읊지 않으면 안 된다. 60년전 4.19로부터 40년전 5.18과 35년전 6.10항쟁에 이르기까지 수십년간을 외쳤던 "독재타도!"의 구호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이, 몸서리쳐지는 오늘이다.
"독재는 죽지 않는다, 다만 얼굴을 성형수술할 뿐이다."
이 정권의 사람들은 "공정"과 "정의"를 내세우며, 자신들의 강점이자 장점인냥 치부한다. 그들은 정말 그렇게 믿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정'과 '정의'가 한반도에서 '개고생'을 하고 있는 셈이다.
'만사검통'도 '부(不)십일홍'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시간을 견디는 일은 미세먼지 최악의 서울하늘 아래서 뜀박질하는 일만큼이나 고통스러운 일이다.
추신.1
다시, 브런치에 왔다.
추신.2
하품 나올 소리, 몰매맞을 '공자왈'이지만 일찍이 2500년전 공자가 '군군 신신 부부 자자'를 얘기했다. "임금이 임금답고, 신하가 신하답고, 부모가 부모답고, 자식이 자식다워야 한다"는 말이다.
160년 전 동학을 창도한 수운 최제우 선생이 진단한 당시의 세태는 '군불군 신불신 부불부 자부자', 즉 "임금이 임금 노릇을 못/안 하고, 신하가 신하 노릇을 못/안 하고, 부모가 부모 노릇을 못/안 하고, 자식이 자식 노릇을 못/안 한다"는 것으로 일갈했다.
지금 시점에 공자님 말씀이나 수운 선생 말씀이나 우리가 이해하기로는, 그것을 임금 탓, 신하 탓, 부모 탓, 자식 탓으로만 돌려서도 안 된다는 말도 할 수 있고, 또는 임금과 신하와 부모와 자식이 제 노릇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백방이 무효라는 말도 할 수 있다.
다만, 당시 "군신부자"라는 인간 사회의 핵심 계층 범주는 오늘날은 훨씬 더 다양하고, 다층적이고, 다면적이며, 다질적이다. MZ세대 등등으로 세대론이 여전히 유행하기는 하지만, 몇 달만 나이 차이가 나도 세대차이를 느낀다는 시대이고 보면, 단지 '정치인'(군신) '부모' '자식'이라는 범주로 사람들을 일반화할 수는 없을 터이다. 무엇보다 오늘날은 '개인 브랜드' 시대로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나름의 개성과 주관과 취향과 지향을 가지고 스스로를 설명하고 보여주는 시대이니, 무턱대고 일반화하려 들다가는 큰코 다치기 십상이리라.
그러나, 최근의 3.1절 기념사에서도 보여주었듯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전혀 책임감과 의무감도 없어 보이고, 자격도 없어보이는 대통령 이하 정권, 정치인들의 행태를 보노라면, 공자왈 맹자왈이 그리워지기까지 하는 건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