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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Mar 07. 2023

호모 팬데미쿠스의 탄생과 미래

새책 소개 

코로나19 팬데믹을 함께 겪은 신인류, ‘호모 팬데미쿠스’
팬데믹 이후 세상, ‘팬데믹세(世)’로 가는 길을 증언하다


코로나19 팬데믹 3년을 돌아보며 ‘호모 팬데미쿠스’, 팬데믹을 함께 겪으며 긴 터널을 지나온 36명의 신인류,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담아냈다. 다양한 직업, 지역, 연령층을 망라한 이들의 삶의 현장으로 저자들이 찾아가 인터뷰하고 기록함으로써 코로나19의 속살과 민낯을 생생하게 살려냈다.


각자의 경험담은 개인적이고 주관적이지만, 그 소리를 모음으로써 사회적이고 시대적인 의의가 스스로 드러나게 한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나와 유사한 경험담에는 공감과 연민을 느낄 것이고, 나와 이질적인 경험담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우리의 시대와 인류에게 제공한 더 넓고 깊고 큰 의의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호모 팬데미쿠스’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적인 ‘공통 경험’을 공유하는 인류로서, 그리고 ‘팬데믹세(世)’를 살아가는 신인류로서 새 길을 함께 열어가자고 말하는 책이다.


만국의 팬데미쿠스여, 공감하고 공유하고 공생하라!


코로나19 팬데믹 만 3년 동안 한국사회는 3천만 명 이상의 확진자와 3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기록하였다.(2023년 2월 현재) 비교적 ‘선방’했다고 하는 한국이 이럴진대,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확진-격리의 고난과 사망에 따른 비극을 경험했을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3천만 명의 확진, 3만 명의 사망은 1회적인 사건이 아니라, 한 사람의 확진 사건이 “3천만 번” 벌어진 것이며, 한 사람의 사망 사건이 “3만 번”이나 일어난 것이라는 점에서, 그것이 끼친 영향은 아직(2023년 3월 현재) 전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채 우리의 삶의 밑바닥에서 하나의 시대적 ‘지층(地層)’을 형성하고, 그 의미를 드러낼 날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확진에서 사망에 이르는 단순한 일직선이 아니라, 그 사이에 수많은 스펙트럼을 경유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수많은 자영업자의 폐업, 직장인의 실업, 그리고 그로 말미암은 제2, 제3의 파급효과 등으로 우리 사회에 깊은 상처와 그림자를 남겼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제대로 친구와 대화조차 나눠보지 못하고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상급학교로 진학하거나 학년이 바뀐 학생들에게는 평생을 가도 아물릴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남겼다. 어디 학생들뿐이랴!


또한 ‘코로나19를 경험하다’라는 사실 자체의 공통성으로 말미암아 21세기에 접어든 지 20년째가 되는 날로부터 3년간 전 세계, 전 지구의 인류는 또 한 번 ‘현생인류’라는 공통점 이상의 연대의식을 가질 수 있는 근거를 획득하였다. 그래서 우리는 ‘공동피해자’이며 ‘전우’이며 ‘환우’로서 서로 위로하고 공감하며 한 방향을 바라볼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고 말할 수도 있다. 물론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지나오는 동안 각 개인의 경험은 ‘보편적인 것’으로 환원될 수 없는 독자성을 지닌다. 그러나 한편으로 나의 경험은 다른 사람의 경험에 비추어봄으로써 비로소 그 상처의 크기와 빛깔이 선명해지기도 한다.


이 책, [[호모팬데미쿠스, 코로나19 데카메론3-팬데믹 3년의 목소리]]는 그러한 취지에서 “호모 팬데미쿠스” 36명을 인터뷰하여 34편의 이야기와 2편의 대담으로 담아냈다. 이에 앞서 [[코로나19 데카메론 1]](2020.6)과 [[코로나19 데카메론 2]](2021.02)에서 각각 32편의 이야기를 소개한 바 있으므로 이로써 ‘데카메론 – 100개의 이야기(10개*10일)’라는 의미를 완수하게 된 셈이다.


세 번째 책에 담긴 목소리의 주인공들은 ‘의사’(재활의학과 의사, 한의사, 산부인과 의사, 응급실 담당의사, 약사, 코로나19 전담병동, 요양원 원장) - ‘돌봄주체’(환자 보호자, 청년 가장, 청소년 상담사, 사회복지사, 유기견 구조자, 군무원, 종교인) - ‘노동자’(은행 직원, 축산농가 농민, 편의점주, 요식업자, 부동산 중개사, 이주 노동자, 취업준비생, 항공기 승무원) - ‘교육현장’(유치원교사, 초등교사, 보건교사, 수험생, 학원 원장, 여고 교사) - ‘다양한 직업군’(가수, 미술가, 축구선수, 마케터, 군인, 반려동물 집사) 등이다.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는 보편적이지 않다. 다시 말해,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꼭 그 자신이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그러나 그렇기에 이 이야기들은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다. 그러면서, 당연하게도, 그들의 ‘주관적인 경험담’은 결코 전체 경험담을 벗어나는 유별난 것이 아니므로, 그것은 ‘주관적임으로써’ ‘보편성을 획득’한다. 독자들은 나와 유사한 경험담에서는 안도감과 연민과 공감을, 나의 경험치를 벗어난 이야기에서는 새로운 각성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어느 쪽이든 그 자체로 유의미하다. 그 과정을 통해서 나의 경험의 내밀한 유일성을 재발견하고, 나의 고난의 범-인류성을 재확인하게 될 것이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우리 삶은 어렵기도 하고 복잡다단하며 미래전망이 불투명하였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경과하면서 온라인 교육 시스템이나 재난지원금처럼 10년 이상의 시간이 압축적으로 경과하는 속도전도 경험하고 경유하였다. 그 속에서 우리 앞에 펼쳐진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지고 더욱 가중된 가능성을 열거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100가지 이야기를 통한 재-발견과 재-확인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 3년이 우리 인류는 물론 나 자신에게 끼친 영향이 무엇이었는지 다시금 헤아려볼 수 있게 되리라 기대한다. 그리고 그것은 단지 흘러간 시간에 대한 회상이 아니라, 지금도 진행 중인 코로나-이후 시대, “호모 팬데미쿠스”로서 내가, 우리가 살아갈 시간과 공간의 방향과 좌표에 대한 이해를 돈독하게 해 줄 것이다. 우리는 우선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만국의 팬데미쿠스여, 공감하고 공유하고 공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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