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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Mar 08. 2023

귀여우세요!


직장에서 상사에게 

"참, 귀여우세요!"라고 말하는 걸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면 당신은 꼰대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물론, 이 글을 쓰는 나도 오늘에서야 알게 된 사실이다.

요즘의 신세대, MZ세대에게 '귀엽다'는 말은 

아마도 "최상의 칭찬"이거나 "최고의 친근감"의 표현으로 이해되는 듯하다.


요즘, 가장 많은 '좋아요!'를 부르는 사진이

'귀여운' 고양이나 강아지 사진이고,

아이돌은 물론 여러 분야의 연예인, 또는 1인 크리에이터들 중에서도 

"귀엽다"라는 수식어가 붙는 경우 많은 팬층이 형성되는 것이 대세가 되었다는 말이다.

필자의 머리로는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은 

'유머러스한 사람'이라는 소식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귀엽다"라는 말은 '꼬맹이'나 '고양이'나 '강아지'에게만 한정되지 않고

자기가 깊은, 짙은, 감동적인 애정을 느끼는 대상에 대한 감정을 표현하는 말이 되었고,

그런 이유로 해서, "내 나이가 어때서"라며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는 할머니도 귀여울 수 있고

여성 또는 남성이 상대 이성에게 '심쿵'을 느끼는 출발점도 '귀엽다'는 느낌일 수도 있다.

"오빠, 참 귀여워!" "00, 너 참 귀여워!"가 바로 '썸'이나 '연애'의 출발 신호탄이 되는 셈이다. 


'귀여우세요'라는 말은 말하자면,

"귀엽다!"라는 평상어 내지 하대어의 존대어인 

'귀엽습니다'라는 표현을 좀더 친근하게 표현한 말일 터이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한 드라마의 표현을 빌리자면 "특급칭찬입니다!" 쯤이 될까?


맥락과 상황에 따라 이 조차도 '사회 생활용 멘트'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귀여우세요!'과 '사회 생활용 멘트'로 될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는 점이 

또 놀라운 사실이고, "요즘 세대"가 '빈 말'을 잘 안 한다는 면에서 보면,

후배로부터 "귀여우세요!"라는 말을 들었다면, 넉넉하게 기분 좋아해도 좋을 듯하다.


나아가, 귀여운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그런 건 억지로 꾸민다고 되는 일은 아닐 터이고

(억지로 하려다간 대개, 십중 구십은 '객기'나 '추태'가 될 뿐일 터이다)

늘 몸과 마음을 '가볍게' 유지하는 게 그 길로 가는 첩경일 터이다.


운동을 배울 때나, 무슨 일에 임할 때에 가장 중요한 것이

"힘을 빼는 것"이라는 점에서, '귀엽다'가 대세가 된 것 역시, 

인간 삶의 진리 범위 안에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나도 귀여운 사람이 되고 싶다.

나도 귀여운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야지!


오늘 아침 일기 끝!



추신.

한국어 '귀엽다'는 다음 네 가지 어원설이 있다. 

모두가 나름의 일리가 있다. - 좀더 알아볼 문제다. 

    '어여쁘다'의 원래 의미가 '불쌍하다'인 것처럼 '귀엽다' 또한 '가엾다'에서 유래했다는 설.  

    '귀없다'에서 파생되었다는 설. '귀'의 의미가 '모가 난 물건의 모서리'이므로, '모난 곳이 없다'라는 뜻의 '귀없다'가 '귀엽다'로 변했다는 것이다.  

    '貴(귀할 귀)'와 '-엽다'의 합성어라는 설. '노엽다'와 '노하다'가 '怒(성낼 노)'라는 공통된 어원을 지니듯, '귀엽다'와 '귀하다' 또한 같은 어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즉, '귀한 것이 아기자기하고 깜짝하다'라는 뜻이 '귀엽다'의 본래 의미라는 가설이다.  

    '사랑하다'라는 뜻의 옛말인 '괴다'에서 파생된 '괴옵다(사랑스럽다)'가 '귀엽다'로 변형되었다는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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