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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Apr 27. 2023

서울, 동학, 농민-시민, 혁명, 기념사업회 만세!

<서울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창립선언문>

지난 4월 23일, 서울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가 창립되었다.

서울은, 대규모 전투는 없었지만, 동학농민혁명의 가장 극적인 현장이었다.

서울 동학농민혁명의 고유성은 다른 지역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이다.

서울의 동학농민혁명사가 묻힘으로 해서, 그간의 동학농민혁명 이야기는 반쪽임을 면치 못하였다.

'동학 수괴' 해월 최시형이 처형된 곳이며, 전봉준, 손화중, 성두환, 최경선 등이 처형된 곳이며

김개남, 성재식 등 주요 지도자들의 목이 효시된 곳이며

동학혁명군의 재판이 이루어진 곳이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그것마저, 서울 동학의 빙산의 일각이다. 

이제, 다시, 서울 동학을 이야기할 때다.

서울의 동학농민혁명 이야기는 서울에 머물지 않고, 전국으로 재회귀, 재확산한다는 점이 특징 중 하나다.

다시, 서울의 동학농민혁명 이야기는 공간적 확장뿐만 아니라, 시간적으로 1860년 동학창도 시기로 거슬러 오르고, 개화운동(개벽운동)을 거쳐 3.1운동, 신문화운동, 통일운동, 민주화운동, 촛불혁명을 거쳐 현재의 생명세 운동에 이르기까지 살아서 흐르게 한다는 것이 특징의 또다른 측면이다. 

무엇보다 서울 동학은 동학, 농민-시민, 혁명이 한반도에 머물지 않고 중국 대륙과 일본 열도를 넘고 건너서 세계의 지평으로 확장되는 플랫폼이다. 

혁명사이자 개벽사로서, 사상이자 철학이며 이념이자 진리로서, 인류의 영성 혁명으로 이어지고 넓어지고 깊어지며 높아지는 도약점이다. 

여기에 이러한 뜻을 요약하는 '서울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창립 선언문이 있다.



서울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창립선언문      


서울이 다시 동학을 이야기합니다. 동학이 서울에서 다시 일어섭니다. 동학농민군이 꿈꾸던 땅, 서울입니다. 종로3가 해월이 동(東)에서 오자, 탑골공원 의암이 북에서 오고, 종로 네 거리 전봉준 대장이 서에서 오고, 남산공원 백범이 남에서 오고, 팔도 동학혁명군이 운집합니다.     


시호시호 이내시호 이 칼 저 칼 넌짓 들어 칼노래 칼춤이 우렁우렁 땅을 울립니다. 시천주 조화정 영세불망 만사지 동학 주문 소리가 넘실넘실 하늘에 닿습니다. 아아, 사람과 만물이 덩실덩실 춤추고 노래합니다.       


서울에서 동학이 다시, 농민혁명을 안고 시민혁명을 넘어, 동학 세상으로 나아갑니다. 서울에서 동학의 다시개벽이 만민평등을 안고 만물동등을 넘어, 천지인 조화의 개벽세상으로 건너갑니다. 호남, 호서, 경상의 남녘 삼도와 황해, 평안, 함경의 북녘 삼도에서 올린 봉화에 호응하여 서울 경기 강원의 삼도가 일어섭니다. 백두 너머 만주벌판에서 한라 너머 태평양까지, 독도의 동도 너머에서 장산곶 서단 너머까지, 남으로 치달아 생명 살림의 동학군이 되고, 북으로 내달려 통일(通一) 세상의 혁명군이 됩니다. 동으로 치받아 만물 상생의 개벽군이 되고, 서으로 내딛어 안심정기의 살림꾼이 됩니다. 전국으로 세계로 미래로 질주합니다.       


인류세 지평에 비끼어 서서, 서울의 동학이 힘차게 부활합니다. 광화문에서 송파나루까지, 남산에서 북촌까지, 서소문에서 동대문 밖까지 수운과 해월과 의암, 전봉준과 그의 동지들, 민족대표와 애기접주와, 복합상소와 괘서운동, 경복궁 침탈사건과 경성습격사건이 우리 발길을 기다립니다. 갑진개화운동, 3.1운동과 신문화운동, 4.19혁명에서 5.18항쟁을 거쳐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 개벽의 영구 혁명이 비상합니다. 중국과 일본, 그리고 온 세계 혁명 민중의 역사까지 동학의 종횡무진이 비약합니다.     


동학은 일상의 성화이자 혁명입니다. 동학농민혁명은 혁명의 성화이며, 개벽의 일상화입니다. 서울에서 동학이 다시 혁명합니다. 서울에서 동학농민혁명이 다시 개벽합니다. 새로운 사회, 살림의 세상, 모심의 지구를 꿈꾸는 이, 사람과 만물은 모두 동지요, 동덕이요, 동포입니다. 이 시각으로 모두 일어서십시오. 하늘과 땅과 사람이 감응합니다. 착수가 곧 성공입니다. 고비원주! 동학 세상의 빛을 따라 행진합시다.      


서울, 동학, 농민-시민, 혁명, 기념사업회 만세! 다시, 개벽 만만세!!     

2023년 4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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