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해월 선생 순도지(종로3가 단성사 앞)에서의 <해월 최시형 선생 순도 125주년 추모식>은 조출하나마 정성스럽게 봉행하였습니다. 윤태원 서울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천도교서울교구장)의 사회로, 동학(천도교)의 의례를 준하여 개식 一 청수봉전 一 심고 一 주문3회 병송 一 추도사(채길순 _서울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 一 추모의 말씀(주선원 _동학농민혁명유족회 이사장) 一 심고 一 폐식의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심고(心告)는 마음속에 모신 한울님과 해월 선생의 성령에게 오늘의 일을 고하는 의례입니다.
하늘과 땅 사람과 만물에 두루 고합니다. 오늘 2023년 6월 2일 오후 6시, 저희 서울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의 일꾼들은 해월 최시형 선생 순도 125주기를 맞이하여, 순도의 터 이곳에서 삼가 추모의 식을 거행하며 서울동학의 출범을 고합니다. 선생께서 순도하시며, 내 죽은 후에 10년이 지나지 않아 우리 동학이 세상에 밝게 빛나고, 동학 주문이 서울에 널리 퍼지리라 하셨습니다. 우리는 선생의 그 말씀을 믿고, 그 바람을 이루고, 그 약속을 행하고자 정성을 다하겠사오니, 선생의 성령이시여! 저희들의 마음속에 길이 살아 계시면서, 밝은 빛이 되어 주소서!
채길순 이사장은 다음과 같이 추모사를 봉독하였습니다.
추모사
125년 전 6월 2일 오늘, 살아생전 선생의 38년간의 동학 살이는 마침내 막을 내렸습니다.
선생의 삶은 오직 민중을 보듬고 다시개벽에 헌신한 위대한 삶이었습니다. 선생의 말씀은 사람과 만물을 다시 살게 하는 거룩한 가르침이었습니다.
선생께서는 "새 하늘 새 땅에 사람과 만물이 새로워질 것이니라"라는 말씀으로 우리에게, 내일을 향한 다시개벽의 희망을 심어주셨습니다. 그 말씀이 오늘 이 땅, 온 생명의 간절한 소망이자, 지혜로운 살길이며 엄중한 다짐의 약속입니다.
선생의 “사람 섬기기를 한울님같이 하라”는 말씀은 만민 평등의 위대한 선언이었습니다.
사람만이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며, 사람이 살리는 만물이 모두 사람이니, 만물 섬기기를 한울같이 섬기겠습니다.
그것이 곧 “하늘 공경, 사람 공경, 만물 공경”이라는 말씀이라고 믿습니다.
해월 선생님의 성령이시여! 오늘 우리가 깨끗하고, 새롭고, 바르고, 밝게 사는 삶의 길을 일러주셨습니다. 선생의 가르침을 따라, 나와 이웃, 그리고 만물을 모시는 삶을 살겠습니다.
오늘 선생의 향아설위 그 말씀을 좇아 우리가 다시 선생의 길에 서서 살고자 하오니 저희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 계시면서, 앞길을 밝게 비추서. - 서울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 채길순 심고
추모사 후에는 참여자 일반을 대표하여, 주선원(영채) (사)동학농민혁명유족회 이사장님이 추모의 말씀을 하였습니다.
주 이사장은 해월 선생이 강원도 원주에서 체포되어 한양으로 이송된 후 혹독한 심문을 받은 과정, 그리고 마침내 사형을 언도 받은 후, 그 다음날로 이곳 육군감옥으로 옮겨져서 교수형을 당한 일, 교수형 후에 원한을 품은 자에게 시신마저 훼손되어 시구문밖 공동묘지에 매장된 일, 그 후에 제자들이 수습하여 송파 이상하 교인 댁 뒷산에 가매장하였다가 1900년경에 다시 현재의 자리인 여주 천덕산 자락에 이장한 일을 소개하고, 해월 선생의 거룩한 생애를 회고하면서 오늘 우리가 그 뜻을 이어서, 그 정신과 가르침을 현재화해 나가자고 당부하였습니다.
오늘 행사는 서울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첫 번째 행사입니다.
다음에는 정기 프로그램으로, 서울 지역 동학사적지 조사 및 순례를 진행합니다.
한편 오늘 오전에는 서울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채길순 이사장과 여러 임원들도 여주 천덕산 해월 선생 묘소 앞에서 천도교중앙총부가 주최/주관하는 <해월신사 묘소 참례식>을 봉행하였습니다.
(기사 / 박길수 - 서울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