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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May 28. 2023

다시, 동학-천도교 접 모임

5-4 도담다담

오늘 도담다담은 장석만 교수의 [한국 근대종교란 무엇인가] 중에서 제4장 <종교로서의 정체성> 부분을 함께 읽고 도담을 나누었습니다. 이 장은 내용적으로 제1절 <한국에서 종교 개념의 정착 과정>, 제2절 <한국에서 종교 개념 연구사>, 제3절 <교와 종교의 차이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오늘 도담에서 주로 관심을 보이게 된 내용을 중심으로 그 내용을 요약하자면,


01.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종교'(Religion)은 기독교(개신교)를 기준으로 삼아 거기에 부합하는가 혹은 미달하는가에 따라서 규정되는 관례가 부지불식간에 통용되고 있다.


02. Religion으로서의 '종교'라는 개념은 보편적이지도 않고, 충분하게 장구한 것도 아니라, 근대 특정 시기에 형성된 것으로서,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서구-근대의 유입에 따라 정착되게 된 개념이다.


03. 이러한 (기독교적 관점의) 종교 개념을 특수한 것으로 간주하지 않고 보편타당한 범주로 착각하거나 용인하고서 종교 관련 논의, 신앙의 태도를 갖게 되면, 각 종교(불교, 유교, 천도교 등 '비' 기독교) 고유의 신앙체계와 관념을 왜곡하게 되고, 신앙 또한 파탄에 이를 수밖에 없다.


04. 따라서 우리는 현행의 기독교 중심의 '종교' 정의를 무조건적으로 추수(追隨)하는 안일한 태도에서 벗어나, 천도교, 유교 및 소수종교까지 포괄하는 폭넓은 종교(學-敎-道)의 범주를 수용하고, 그로부터 우리의 종교신앙 태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도담다듬 중 일부를 소개하면

 

01. 천도교 역사에서 동학에서 '천도교'로의 이행(1905)은 1차적으로는 기독교적 개념의 종교(Religion) 체제를 수용, 적용하는 것이었으나, 내면적으로는 천도교가 구(舊)종교=기독교는 물론이고, 불교, 유교 등의 전통종교에 비하여 '신종교'라는 점, 나아가 (진화론적 관점에서) '미래종교'라는 점,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서구적 개념으로서의)종교'를 넘어서는 '초(超)종교'라는 인식도 제기되고 있었다.(1910년대 <천도교회월보>의 논설들)


02. 그러나 천도교는 일제강점기하에서 한편으로 일제에 대한 문화적, 정치적 저항에 매진하는 동안 제1단계라고 할 'Religion'으로서의 '(근대)종교' 체제와 의식(교인, 교단)을 '충분히' 갖추지 못하면서 근대화(1960-80) 시대를 너머 탈근대화(1990- 현재) 시대로 내몰려 왔다.


03. 그 과정에서 어쩌면 방편적으로 채용한 종교화 과정(천도교로의 대고천하)를 영구불변의, 최후의 종착점으로 이해하고, 혹은 그렇게 이해할 겨를도 없이 곧 식민지 체제를 맞이하게 되고, 그에 따라 '종교'에 대한 태도를 재정비하지 못한 채 (1) 식민체제 강화(1930년대 이후) - (2) 해방 이후 미국화, 서구화, 기독교화의 대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3) 1960년대 이후에는 근대화(도시화, 산업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1990년대 이후에는 정보화에도 적응하지 못한 채 끊임없이 쇠락해 왔다.


04. 다시 말해 천도교는 '천도교로 대고천하'하기는 하였으나 충분히 '종교화'하지 못한 채 어정쩡한 조직, 전근대적인 조직(ex-출신 지역별 교구 구성) 체계 아래, 교인 교육도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05. 현재의 천도교단의 행태[제도와 그 제도를 운영하는 담당자들의 전문성, 각 기구 사이의 근대적 역할 분담, 대의제(중의제)로 운용되는 교단 지도체제 구성 방식의 (실질적인 면에서의 낙후성) 등]와 천도교인의 의식의 낙후성 등 모든(兩) 측면에서 모두 '종교화'(근대화=서구화)에 실패하고 있다.(성직자 양성제도 부재, 재정 기반 부재, 전문화 실패 등) '근대화=서구화'가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고 의식적으로 그것을 회피하거나 거부한 것이 아니라, 우물쭈물 전략적 고려 없이 그저 역사적 국면마다 미숙한 대처로 일관하며 끌려온 것이다.


06. 그런 가운데 (다른 모든 종교, 사회조직과 마찬가지로) 천도교는 오늘날의 '탈종교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07. 다른 한편에서

(1) 천도교는 동학과의 관계 설정에서 동학의 전통을 고스란히 계승하지도 못하고

--- <1>'동학농민혁명' 계승 그룹,

--- <2>'동학'은 좋아하며 공부하지만 '천도교'는 비토하거나 비난하는 그룹,

--- <3>'동학'을 단지 '학술연구대상'으로 이용하는 그룹,

(2) 동학과 천도교 사이의 관계 설정도 오락가락 하며

--- <1>동학교단 껴안기(ex.시천교 유산),

--- <2> 동학-천도교냐 / '동학'은 옛이름으로 버려야 하고 오직 '천도교'냐 / 천도교(동학)이냐 등등

--- <3> "동학-천도교-무극대도"로서 삼위일체적 정체성=기독교적 '종교' 틀에 꿰맞추려 들지 않기

(3) 수도 - 공부 - 사회활동 사이의 관계 설정, 입장 정리, 역량 배분, 역할 분담 등에 대해서도 명확한 기준 설정을 하지 못한 채 나락으로 내몰리고 있다.

(4) 그런 가운데 3년마다 갈아드는 집행부는 교단 행정과 비전의 연속성에 대해서는 조금의 관용적 태도나 장기적 안목을 보여주지 못하고 근시안적 태도를 보여주는 협량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5) 또한 신앙-수양의 태도에서

--- '자력신앙'으로서 수도-수련 중심으로 자주적 신앙을 중심으로 할 것인지

--- '타력신앙'으로서 오관을 중심으로 하는 제도-체제-규범 중심으로 교인들을 규합-교화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입장정리(의견통일, 지도력 발휘)를 하지 못하고 있다.


08. 이러한 천도교단의 현실 문제를 '교(敎)' - '종교(宗敎)' 사이의 관계, 길항을 중심으로 한 근대 한국 종교사 / 종교개념연구사 등을 통해서 논의 -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 '도담다담'을 하는 입장에서 보면 다시 <아래로부터의 교단 재건>이 요구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01. '연원'제도를 창조적으로 계승하여 '공부조직'으로서의 '접'을 '신훈' 규모(3-7인)로 조직하여 세포분열 방식으로 확장하기 (무리(無理), 무능(無能), 무망(無望)한 현행 연원제의 대안)

02. '공부조직'은 다양성, 자주성, 지역성을 기반으로 하고, 교구에서는 (유연한) 매뉴얼 및 조직간 소통 관리

03. 현재 개벽라키비움에서 운용하는 다음의 모임은 이러한 '공부모임'의 마중물로서 준비하고 있음(박길수)

(1) 개벽강독회 (월 2회 모임) - <개벽> 강독

(2) 천도교회월보연구회 (월 2회 모임 - 줌) - 천도교회월보 강독 (최근 월1회로 - 해월신사법설연구회와 병행)

(3) 천도교수도공부모임 (월 2회 모임 - 줌)

(4) 도담다담 (월 2~3회 모임)

(5) 인공지능연구회 (월1회)

(6) 해월신사법설연구회 (월1회 모임)

(7) 책읽고 글쓰기 (근간 출범)

(8) *천도교경전공부모임 (월2회 모임 - 개벽라키비움 내 모임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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