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걸음 Jun 19. 2023

"발가락을 찾았다"

서울국제도서전 참관기 




1.


"발가락을 찾았다!" 14일 시작해서 18일(어제) 끝난 서울국제도서전은 잡음(어떤 파렴치의 축사)도 있었으나, 대체로 '대성황리'에 끝난 듯합니다(참가한 출판사 관계자나 언론의 반응). 17일(토)에 관람한 제 소감도 그러합니다.


'아, 이렇게 많은 20-40 들이 책을 찾아 모여 든다니, (종이책)출판이 끝장난 게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과 더불어 새로운 의욕충전을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2.


그런 가운데 더욱 고무적(?)이고도 뜻밖으로, 수만권(?)의 책 속에서 내 자식을 발견하였습니다!! '발가락이 닮았다'에 기대어 말하자면, '발가락을 찾았다'쯤이 되겠습니다. 도서전 현장에 입장할 때까지만 해도 아무런 생각이 없이 순수하게 '도서전'을 참관하려는 목적이었는데요, 현장에 들어서자 문득, 우리 책은 없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예감이 이끄는 대로 발길을 옮기다 보니, '나를 보아 주세요' 하고, 우리 출판사의 책 하나가 눈물을 글썽이며 외롭게 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눈물의 상봉입니다.(ㅠ)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오구라 기조, 조성환 옮김)는 우리 출판사의 효자녀(孝-子女)인데요, 안 보신 분은 꼭 읽어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책은, '출판협동조합'에서 출품)


아래는 책 중 한 쪽을 소개합니다. 


3.


윗사람으로서의 '님'은 아랫사람으로서의 '놈'을 억압.이용함으로써만 존재할 수 있다. 즉 '님'은 이상적으로는 존경받아야 할 도덕의 체현자이지만, 현실적으로는 권력자.억압자로 부각되는 경우도 많다.

<힘=권력.부>가 있는 자만이 인간답게 살 수 있다. "부익부, 빈익빈." 부자는 점점 '힘'을 기르고, 가난한 자는 점점 힘에서 멀어진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힘있는 자는 범죄를 저질러도 벗어날 수있고, 힘 없는 놈은 결코 벗어날 수 없다. 억압자로서의 '님'은 이미 '님'이 아니라 '놈'이다. 왜냐하면 도덕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회적으로는 윗사람으로 힘이 있어도 도덕성이 결여된 '님'들은 국회의원놈, 사장놈, 부자놈, 검사놈, 교수놈 드응로 불리기도 한다. 반미투쟁이 성행했던 때 미국은 '미국놈'이었다. 어디에선가 '님'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 목소리에 매료되어 다가가 본다. 그러자 거기에는 무서운 '놈'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179쪽)


4.


오구라 기조 교수의 한국인 분석은 탁월합니다. 최소한, 현재의 한국 정치상황을 놓고 보면, 액면 그대로입니다. '님'의 자리를 탈취한 '놈'들이 '님 노릇'을 하며 희희낙락입니다. ... 


요즘 서구(미국+유럽)사람들은 중국인을 어떻게 부르는지 모르겠지만, 한때 "세계에서 중국인과 일본인을 '중국놈' '일본놈'으로 부르는 국민은 한국 국민밖에 없다"는 말이 상식으로 통했습니다. 중국인은 중후진국(2,30년전 기준)이지만 인구대국에 거대한 잠재력을 가진 나라였고, 일본은 (최근에는 죽을 쑤고 있지만) 한때 미국과 맞장을 뜬 동아시아의 강대국인데도, 조선사람들의 눈에는 그저 '뙤놈(의 후예)'이거나 '왜놈(의 후예)' 이상이 되지 못하였습니다.(그 내면에서까지 그러했는지, 실제 생활에서까지 그러했는지는 별개로) 


이런 기질이 좋은 쪽으로 흐르면 'k-컬처'의 아름다운 나라가 되지만, 안 좋은 쪽으로 흐르면, 지금의 나라꼴(주류지배층)이 됩니다. 나이는 들어가는데, 언제쯤 이 악순한의 고리를 끊고 선순환의 고리를 갈아 끼울 수 있을까요? 


5.


오늘 서울 기온이 34도, "폭염특보"가 내렸습니다.

지구가 걱정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탈성장을 상상하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