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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Jul 09. 2023

돌봄의시간들-3

<돌봄의 시간들:돌봄에 관한 9가지 정동적 시선>에 관하여

독박 돌봄을 방지하고돌봄 소외를 소거한다     


‘돌봄의 시대’에 돌봄은 사회 일각에서만 벌어지거나 필요로 하는, 특정한 상황에 놓인 사람에 국한된 일이 아니다. 누구나 돌보거나 돌봄 받는 처지에 놓여 있는 일상적이며 보편적인 흐름이 되었다. 더 이상 시혜적이거나 예외적인 행위가 아니게 된 것이다. 원리적으로도 그러하고, 현실적으로도 그러하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돌봄을 사회화, 시장화할 경우, 돌봄파산은 불보듯 뻔한 일이 된다. 


이때 정동(affect)이라는 활력과 생명력의 입장에서는 돌봄은 능동/수동이 아니라, 둘 다 강렬한 상호작용 속에 있게 된다. 돌봄의 생명력-자생력이 살아나는 것이다. 정동으로서의 돌봄을 발견하고 발휘하고 발전함으로써 우리는 돌봄을 받는 상황에서도 돌봄의 대상으로만 방치되지 않고 다시 타자를 사랑하고 돌보는 주체자로서, 타자와 연대할 수 있다. 


돌봄에 종사하는 상황에서도 독박 돌봄에 갇히지 않고 사랑하고 돌보고 연대할 수 있다. 모두가 연쇄적인 돌봄의 관계망 속에 존재할 때 돌봄 관계를 일방향적인 관계로 규정하지 않게 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돌봄의 정의와 평등, 돌봄의 지속 가능성, 돌봄의 돌봄까지를 내다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돌봄력’ 강화로 돌봄 지속가능성 사회로 간다         


우리는 돌봄 없이 살 수 없다. 따라서 돌봄 없이 사회가 지속될 수 없다. 자기 스스로를 돌보고 서로 돌보는 관계를 회복시키지 못하는 위장 돌봄(Care Washing) 같은 복지 정책과 시장에서의 돌봄 상품을 내려놓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누구도 서로 돌봄 없이는 식의주(食衣住)와 같이 나를 살아가게 하는 생활을 혼자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또 공기, 물, 나무 등 자연의 돌봄 없이도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이 책은 돌봄에 대한 안이한 생각과 오해를 바로잡고 돌봄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야 가야 하는 시대, 누구나 돌보아야 하고, 돌봄을 필요로 하는 시대를 여는 인문학적인 지혜를 담고 있다.      

돌봄에 관한 9가지 정동적 시선     


[돌봄의 인문학: 돌봄에 관한 9가지 정동적 시선]은 총 3부 9장으로 구성된다. 


1부-1장은 사건으로서의 돌봄으로, ‘나’와 ‘나’ 사이에 일어나는 자기돌봄을 살펴본다. 

1부-2장은 제도로서의 돌봄으로, 한국사회의 제도가 돌봄을 어떻게 규정하고 제한을 두는지 살펴본다. 

1부-3장은 관계로서의 돌봄으로, 개인이 다양한 관계 내에서 주고받는 돌봄을 살펴본다. 


2부-1장은 세대로서의 돌봄으로, 최근 자주 언급되는 영 케어러에 대해 논의한다. 

2부-2장은 젠더로서의 돌봄으로, 돌봄의 젠더 불평등뿐만 아니라 교차성의 관점에서 젠더, 연령, 혼인 여부, 계층 등 확장된 돌봄자 스펙트럼을 소개한다. 

2부-3장은 가치로서의 돌봄으로 사회구조의 기반에 있는 자본주의 시스템에 갇혀 있는 돌봄의 불평등, 부정의(不正義)의 문제점을 적시하고 시사점을 제시한다. 


3부-1장은 지역과 돌봄으로 말 그대로 인간에게 필수불가결한 돌봄이 지역에서 돌봄 공동체로서 재구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3부-2장 공유지(Commons)와 돌봄에서는 생태 위기를 시작으로 오늘날 한국사회에 ‘우리’라는 존재 문제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고, 이를 저지하는 게 무엇이 있을지 고민한다. 

3부-3장은 가정과 돌봄으로 필자가 영 케어러로서 20대부터 30대인 현재까지 아버지 돌봄을 수행해 온 경험을 자전적이고 회고적으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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